전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과연 지금 같은 생산 방식으로 그 많은 사람들이 먹을 식량을 조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기아 퇴치, 영양 보충, 환경오염 저감을 위한 방법으로 식용 곤충을 지목했고, 전 세계 20억명 이상이 이미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곤충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의 한 식당에선 귀뚜라미가 들어간 멕시코 식 타코와 케사달라가 인기를 끌고, 맨해튼에는 3~4개 곤충 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곤충이 미래식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사육조건이 효율적이고,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이다.

곤충이 소, 돼지를 제치고, 미래의 단백질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메뚜기와 식용 누에번데기, 백강잠이라 불리는 말린 누에고치 등 곤충들이 식용으로 허가돼 있다.

곤충의 단백질 함량은 약 50%로 육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같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사육의 경제성 면에서도 귀뚜라미 1kg을 키우는데 1.7kg의 먹이가 필요한데 닭(2.5), 돼지(5), 소(10)에 비해 월등히 효율이 높다.

또 1kg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용 가능량도 귀뚜라미의 경우 800g으로 닭(550), 돼지(550), 소(400)에 비해 훨씬 높다. 소, 돼지 등에 비해 귀뚜라미 같은 곤충들은 이산화탄소나 암모니아 같은 환경 유해물질 배출도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그러나 곤충 식량화에는 오랜 세월 고착된 식습관, 곤충 거부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큰 도전이 남아있다. 곤충이 식탁에 오르려면 안정적으로 공급할 양식업자가 있어야 하는데 수요가 대폭 늘지 않을 경우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간 생활이 나아지고 잘 살게 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준은 까다로워졌다. 간식거리 얻기 힘든 시절 동네를 오가는 번데기 장수를 보고 입맛 다시며 뛰어가는 아이들은 이제 없다.

식용곤충을 먹자는 운동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의식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다양한 메뉴 개발이 우선이다. 식용곤충식품의 영양과 효능을 밝히고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치밀하게 배려해야 한다.

분말을 내서 쿠키나 머핀을 만드는 방식 등 거부감 없이 식용으로 활용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식량을 자립하지 못하고 국제 곡물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더욱 구체적이고 다양한 식량 확보전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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