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추진한 복원사업으로 육지화 우려 벗어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산지습지인 ‘사자평 고산습지(밀양)’와 ‘무제치늪(울산)’이 2013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을 통해 육지화 우려를 벗고 생태습지로 거듭나고 있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 재약산 동남쪽 사면의 720~760m 고원에 위치한 사자평은 영남의 알프스로 불릴 정도로 절경이 뛰어난 밀양의 재약산 7부 능선 자락에 형성된 고산습지로, 이탄(泥炭)층이 발달해 여러해 살이 식물인 진퍼리새 군락이 형성됐다.

사자평은 이탄층이 발달해 여러해 살이 식물인 진퍼리새 군락이 형성됐다. <사진=김경태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삵, 담비, 하늘다람쥐의 서식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2006년 12월28일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사자평 고산습지는 등산객 출입에 따라 ‘발자국 압력(답압)’이 늘어나고 물 흐름이 왜곡되는 등 점차 육지화 현상이 발생했다.

복원 전(왼쪽)과 복원 후 생태탐방로가 만들어진 모습. <사진제공=환경부>

이에 따라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사자평 고산습지의 훼손된 습지 환경을 되찾기 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5억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1급수에만 산다는 가재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사진=김경태 기자>

복원사업 이후 2년째인 사자평 고산습지는 올해 5~6월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습지 안의 물이 풍부해지고 과거 육지로 변했던 지역이 습지로 복원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진퍼리새, 골풀 등 습지식물의 서식 면적이 늘어나고 일부 구간에는 잠자리, 물방개류 등의 서식지가 새로 조성되는 등 습지 내 생물다양성도 높아졌다.

내륙습지 안에 실개천이 흐르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또 다른 습지인 무제치늪은 울산시 정족산 능선에 형성된 곳으로 이삭귀개, 땅귀개 등 다양한 습지식물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꼬마잠자리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1999년 8월9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정족산 일대에는 화강암의 화학적 풍화 작용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10여 개의 늪들이 분포하고 있다. 이들 늪들을 가리켜 물티(물이 있는 곳)로 부르기도 했고 가뭄에는 무우제(舞雩祭)라는 기우제를 지냈고 그 장소를 일컬어 무제치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이곳의 늪들을 무제치늪으로 부르게 됐다.

이 일대의 늪들은 2000년, 6000년 등 다양한 연대에 형성됐으나 무지체 2늪은 탄소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에 의하면 약 1만년 전에 형성됐다.

무제치늪의 꼬마잠자리 성충 <사진제공=환경부>

이곳 역시 주변 탐방로의 영향으로 토사유입과 육상 식물이 침범하면서 육지화와 건조화 현상이 발생했다. 2010년 30마리까지 발견되던 꼬마잠자리는 지난해 8마리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16년부터 꼬마잠자리 보호를 위해 서식지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제치늪 내에 골풀 등 습지식물을 심고 물이 흐르는 곳에 나무로 만든 가로막을 설치해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하는 등 서식지 복원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5월에는 무제치늪에서 꼬마잠자리 유충 800여 마리와 총 34마리(암컷 12마리, 수컷 22마리)의 성충이 발견됐다.

유충이 본격적으로 성충으로 변하는 7월 말에는 50여 마리 이상의 꼬마잠자리 성충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꼬마잠자리를 복원하기 위한 시설 <사진=김경태 기자>

송형근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앞으로 사자평 고산습지와 무제치늪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습지복원 효과를 검증하여 국내 최고의 자연자원 보금자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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