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벗어나 함양·거창 거쳐 90㎞ 이동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환경부(장관 김은경)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지난 6월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돼 7월6일 지리산에 재방사된 반달가슴곰(KM-53)이 남원을 지나 함양과 거창을 거쳐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당 개체에 발신기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24시간 추적하고 있으며, 현재 포획·회수를 추진 중이다.

2015년 1월 출생 숫컷인 반달가슴곰(KM-53)은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후 추적기 탈락으로 위치가 파악되지 않다가 올해 6월15일 김천의 수도산에서 발견돼 포획됐으며, 이후 국립공원관리공단(종복원기술원)의 자연적응훈련장에서 사람을 기피하도록 훈련받은 후, 7월6일 지리산국립공원안에 재방사됐다.

반달가슴곰은 사람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환경부>

해당 개체는 재방사 후 1주일간 지리산국립공원 지역에 머물다가 지난 16일부터는 지리산권역을 벗어나 본격 이동했고 함양과 거창을 거쳐 약 90㎞를 이동해 7월20일경 수도산 자락에 들어섰다.

해발 1317미터인 수도산은 반달가슴곰의 서식고도(1000미터 부근)에 적합하고 먹이환경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곰의 최종 목적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적 과정에서 관찰된 주요 특징은, 사람 밀집지역이나 민가를 회피하고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산줄기를 따라 이동해 이동과정에서 사람과 마주치지 않았으며, 이동경로에 있는 대전-통영고속도로는 교각 아래의 물이 적은 하천변을 주변상황을 살피면서 신속하게 횡단하고, 광주-대구고속도로는 긴 터널위의 산을 건너가 도로 등에 의한 장애물은 없었다.

특히 최근 고속도로의 직선화와 긴 터널이 야생동물의 이동을 쉽게 한 것도 새로운 특징으로 관찰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가슴곰의 이동 경로와 목적지가 거의 확인됨에 따라, 올무 등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개체의 포획·회수를 시도 중이며 이번 추적으로 통해 확보한 이동경로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이동경로 관련 지자체와 함께 서식지 안정화, 주민 홍보활동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