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분비나무 잎 분리‧배양하는 과정에서 발견
기후변화 취약종 관리대책 적응기술에 활용 가능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이희철)은 아고산대 침엽수종인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에서 우리나라에서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 내생균 2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내생균 2종은 국립생태원이 수행 중인 ‘기초생태연구’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강원도 인제군의 점봉산에서 채집한 분비나무 잎을 분리‧배양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분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침엽수종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에 분포하는 아고산대 생태계 대표수종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 환경의 변화로 개체수가 줄고 있다.

분비나무의 웅화서(수꽃) 개화   <사진제공=환경부>

내생균은 식물 내부에 존재하는 진균으로 공생기작을 통해 환경변화 스트레스 저항성의 향상, 병원균 및 초식동물에 대한 보호작용 등에 관여하며, 내생균이 분비하는 생리활성물질은 신약 후보 물질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내생균 2종은 페지쿨라 스포룰로사(Pezicula sporulosa), 플릭테마 바가분다(Phlyctema vagabunda)이며, 이들 2종은 유럽, 러시아 등에서 보고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미기록 종이다.

페지쿨라 스포룰로사(Pezicula sporulosa)는 균총(colony)의 잎 가장자리 형태가 톱니처럼 얕게 갈라졌으며,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으로 안정한 형태를 띤다. 표면의 색상은 연한 갈색이다.

플릭테마 바가분다(Phlyctema vagabunda)는 균총의 잎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표면의 색상은 흰색이다. 균사는 다소 성기게 자라며 약하게 공중균사가 발달한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이번 내생균 2종이 아고산대 침엽수림의 집단 고사와 쇠퇴현상에 대한 대책 기술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비나무에서 분리한 미기록종 내생균인 Pezicula sporulosa(왼쪽)와 Phlyctema vagabunda. <자료제공=환경부>

내생균 2종은 분비나무가 서식하는 아고산대에 대한 적응도가 다른 내생균보다 높으며, 이러한 환경에 적응된 내생균을 접종해 분비나무의 환경변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내생균을 한국균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Mycology) 등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9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기후변화 취약종인 분비나무를 비롯해 우리나라 고유종인 구상나무 등 아고산대 침엽수에 대해 내생균을 활용한 보전전략을 적용하고, 복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내생균의 기초생태연구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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