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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물작용제로 지정된 ‘식물병원균’ 관리 방법의 제안병원균 이용 실험 시 외부 유출 최소화할 시설 및 장비 구축
병원균의 멸균 등 실험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국립농업과학원 권순우 연구관

‘화학무기·생물무기금지와 특정화학물질·생물작용제 등의 제조·수출입 규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생화학무기법)’이 1996년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생화학무기를 규제하기 위한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 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 및 ‘세균무기(생물무기) 및 독소무기의 개발·생산 및 비축의 금지와 그 폐기에 관한 협약’ 등 두 종류의 국제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국내법으로 ‘생화학무기법’이 제정됐다.

‘생화학무기법’은 인명 등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도구 혹은 무기로 악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 미생물 혹은 독소 등의 제조·사용·이동 등에 관한 규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 중 미생물은 인체, 동물, 식물 등에 병을 유발해 큰 피해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대상이며, 생물작용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규제 대상 미생물 중에는 탄저균, 콜레라균, 에볼라바이러스 등과 같이 사람이나 동물에 치명적인 미생물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 소위 식물병원균 13종이 생물작용제로 지정돼 있다.

식물병원균의 과도한 규제, 식물병에 대한 연구 위축 초래
국내 발병하는 대표적인 식물병원균인 도열병균, 벼흰잎마름병균, 풋마름병균, 깨씨무늬병균, 감귤궤양병균 등 5종도 포함된다. 이들 식물병원균을 생물작용제로 지정해 인체나 가축의 병원균과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생물작용제로 지정된 식물병원균 5종은 오래전부터 국내에 토착화돼 널리 퍼져 있는 식물병원균이다. 식물병을 연구하는 연구자라면 누구라도 토양이나 식물체에서 이들 병원균을 쉽게 분리해 얻을 수 있다.
둘째, 전염력과 관련해 이들 식물병원균은 항시 토양, 식물체 등의 환경에 존재하며 발병 조건이 적합한 경우 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전염의 개념이 성립되지 않는다.
셋째, 이들 식물병원균을 배양해 인위적으로 접종한다 할지라도 여러 가지 환경적인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병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균은 토양이나 식물체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병의 발생이 제한적인 이유다.
넷째, 이들 식물병원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해성의 정도는 인체나 가축에 병을 유발하는 인축병원균에 비해 피해가 간접적일 뿐 아니라 그 정도가 인축병원균에 비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국내 발생 식물병원균이기 때문에 병 발생 생태, 발병 기작뿐 아니라 식물병의 방제 및 억제를 위한 연구가 대학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들 병원균을 분리하거나 증식할 때마다 신고하는 것은 식물병에 대한 연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규제를 위한 행정력의 손실도 적지 않다. 또한 식물병원균을 신고 없이 분리하거나 증식하는 경우 형사적인 처벌까지 규정한 것은 과도하다고 여겨진다.

식물병원균에 대한 위험 관리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는 다른 종류의 위험성이 낮고 전염력이 낮은 병원균의 관리 방법에 준해 연구기관과 연구자가 자발적으로 안전관리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즉 병원균을 이용해 실험하는 경우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설 및 장비 등을 점검하고 병원균의 멸균 등 실험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식물병원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면서 이들에 대한 연구가 위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글 /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권순우 연구관>


이창우 기자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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