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조사결과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 안 돼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50대인 A씨는 가족과 함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구입해 섭취한 후 구토, 설사 증세가 계속 돼 병원을 방문한 결과, 음식물에 의한 식중독 증상 진단을 받았다. B씨는 편의점에서 햄버거를 구입해 섭취한 후 몇 시간동안 설사가 계속돼 병원을 방문한 결과, 급성 장염 진단을 받았다.

햄버거를 섭취한 어린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햄버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햄버거 섭취 후 구토, 설사, 식중독 등으로 병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6개 업체 24개 제품)와 편의점(5개 업체 14개 제품)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을 수거해 위생실태를 점검한 결과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됐다.

조사대상 38개 중 37개 제품에서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을 포함한 위해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100/g 이하) 대비 3배 이상 초과 검출돼 위생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coccus aureus)은 식품 원재료, 물, 조리종사자(비강·손·옷 등) 등을 통해 식품에 오염이 가능하며 내열성이 강해 100℃에서 60분 이상 가열이 필요하다.

주로 구토, 설사, 복통, 오심 등을 유발하며 일반인 치사율은 0.03%에 불과하지만 어린이나 노약자 등 면역취약 계층은 경우에 따라 4.4%까지 높아질 수 있다.

최근 3년 6개월간(2014.1.1.~2017.6.30.)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관련 위해사례는 총 771건으로 ▷2014년 156건 ▷2015년 208건 ▷2016년 194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까지 153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106건) 대비 44.3% 증가했다.

햄버거 위해사고 발생은 식중독 발생이 빈번한 여름이 193건(34.6%)으로 가장 많았고 ▷가을 137건(24.5%) ▷봄 117건(21.0%)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위해증상이 확인된 519건 중에서는 식중독·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계통 손상·통증’이 386건(74.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두드러기·피부염·피부발진 등의 ‘피부 관련 위해 증상’이 67건(12.9%), 이물질로 인한 ‘치아손상’ 51건(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햄버거 위해 원인 및 이물질 종류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또한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위해사고 512건 중 식품 위해 취약계층인 19세 이하 어린이 관련 위해사고가 118건(23.0%)을 차지했다.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가 즐겨먹는 대표적인 ‘어린이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햄버거 제품 관련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기준위반 업체에 ▷판매 제품과 매장의 위생관리 강화를 요청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식품접객업소 판매 및 즉석섭취식품 햄버거의 위생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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