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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인사이드 ⑧]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기분 탓이 아니라 기후변화 탓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지만, 더 늦기 전에 특별한 노력 필요

불과 며칠 전까지 온 국민이 폭염에 시달렸다. 전국이 찜통으로 변했고,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날들이 계속됐다. 질환의 특성상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온열질환에 시달리거나 사망했고, 여러 농가에서 가축들이 집단 폐사했다. 어르신들로부터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더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 곳곳이 폭염으로 열병을 앓았고, 유럽에서는 40℃가 넘는 이 무더위를 ‘루시퍼(사탄, Lucifer)’라 부르고 있다.

그보다 한두 달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기록적인 가뭄이 있었고, 바로 뒤이어 ‘물폭탄’이라 불린 이상스러운 폭우가 있었다. 언제부턴가 유독 기상현상에 ‘기록적’이라거나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고 느끼는 것은 기분 탓일까? 그렇지 않다.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폭염, 홍수, 가뭄, 한파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현상
우리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효과를 가진 가스들이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것을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고 배웠다. 그러나 지구 온도 상승은 단순히 날씨가 따뜻해지는 문제가 아니라 폭염, 폭우, 폭설, 가뭄, 한파 등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만들어 내고, 그 때문에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표현이 더 일반화되고 있다.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과학자, 정부, 언론들은 기후변화가 실재하는 현상이며, 인간의 활동 그 중에서도 화석연료의 사용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보고서에도 기후변화의 증거가 매우 풍부하며 미국도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기후변화를 부인하고 최근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자료에 의하면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1위부터 17위까지의 연도 중에 16회가 2001년 이후에 집중돼 있으며, 2015년이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공식 기록된 것이 무색하게 2016년이 곧바로 기록을 갱신했고, 올해 2017년 7월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달’로 공식 확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기온이 계속 상승해 2016년의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섬뜩하게 실재하며, 우리는 그 변화와 파괴력을 몸소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2015년 말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막는다는 목표에 합의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파리협정이 더 야심찬 목표로 제시한 ‘1.5℃ 이내 억제’는 달성할 확률이 1% 정도라고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산업화 이전에는 280ppm 수준이었지만, 이미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섰고 매년 농도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농도를 350ppm 아래로 낮춰야만 재앙적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고, 400ppm은 2℃ 온도 상승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 온 수치다.

기후변화는 남의 일이 아니다.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당장 기록적 폭염과 가뭄, 홍수, 산불은 보다 잦아지고 더 강력해질 것이다. 이러한 기상현상들이 더 많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시급성과 심각성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관심을 끌지도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기후 악당’에서 벗어나야
지난 7월, 독일의 민간연구소인 저먼워치와 기후행동네트워크 등이 G20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기후변화대응에 순위를 매겨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20개 국가 중 18위를 차지했다. 19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고, 20위는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다. 작년에는 우리나라가 사우디 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4대 기후 악당’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고 바로잡아야 하는 일이다.

우리도 늦기 전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7위인 국가로서, 기후변화 대응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먼저 화석연료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화력의 발전 비중을 낮추고 태양광·풍력과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국제적 기준에 의하면 1~2%에 불과하고, 아직 재생에너지가 1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토가 좁다거나 일사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핑계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은 안갯속이다. 대선 과정에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들 역시 여전히 공사와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루빨리 한국이 ‘기후 악당’에서 벗어나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기후 선진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soyoung.lee0210@gmail.com>


이창우 기자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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