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목적 태반주사 대량으로 빼돌려 거래
의사처방 없이 비아그라 성분 약품 판매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약국, 의약품도매상 등 의약품 불법 유통·판매사범을 기획 수사한 결과, 약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형약국 6개소, 의약품도매상 1개소 등 7개소를 적발, 14명을 형사입건 했다고 밝혔다.

종로, 남대문시장 등 대형약국 밀집지역에서 여전히 무자격 판매원을 고용, 전문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었으며, 최근 태반주사제 등 미용목적의 주사제가 유행함에 따라 의약품도매상 직원이 태반주사제를 대량으로 빼돌려 은밀하게 거래하다가 적발됐다.

이른바 도매약국에서 무자격자를 고용해 불법으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로 적발된 시내 중심가의 대형약국들은 소위 ‘도매약국’으로 시민에게 인식돼 다른 지역에서도 의약품구매를 위해 일부러 방문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무자격자의 의약품판매가 자주 문제 되었으나, 아직도 일부 업소에서는 이같은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에는 약사 없이 무자격 판매원이 전면에서 의약품을 판매했다면 최근에는 고령의 약사를 무자격 판매원과 함께 근무하게 해 법망을 피해가려는 방식으로 진화해, 약사와 함께 근무함에도 무자격 판매원이 임의대로 복약지도를 하면서 의약품을 판매했다.

이번에 적발된 강북구 소재 A약국의 경우 무자격자 전문판매원을 3명이나 고용했고 이들이 최근 30개월간 1억4천만원 이상의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특사경은 “약사법상 약국에서는 의약품 도매를 할 수 없으므로 ‘도매약국’이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고 “가격보다는 신뢰 할 수 약국에서 약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발기부전치료제를 단골손님에게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사진제공=서울시>

이번에 적발된 약국 중 일부약국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판매할 수 있는 비아그라 성분의 전문의약품을 단골손님에게는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치료제는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질환 등을 고려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살펴 처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인데 아무런 제한 없이 유통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또한 강남지역의 병원이나 약국에 주사제 등 의약품을 공급하는 B의약품도매상의 영업사원은 주사제를 정상적으로 병원에 공급한 것으로 속이고, 태반주사제 등을 빼돌려 은밀하게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불법 판매된 주사제는 요즘 인기가 많은 태반주사제를 비롯해 독감예방주사, 아미노산주사제 등 다양했으며 최근 5년간 7천만원 상당의 주사제를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로부터 태반주사제를 구입한 구매자들은 태반주사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구매해 주사하거나, 화장품에 섞어 사용하다가 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태반주사는 미용목적으로 허가된 것이 아니므로, 의사의 처방 없이 소문만 믿고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