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내 야생 호랑이 복원 위해 양해각서 체결
전 세계 호랑이 개체 수 증가 목표에도 큰 기여할 것

시베리아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하는 멸종위기 종 '아무르 호랑이' <자료제공=세계자연기금>

[환경일보=김은교 기자] 카자흐스탄 정부가 일리-발하쉬(Ili-Balkhash) 지역 야생 호랑이 복원 계획을 발표하고 WWF(세계자연기금)와 호랑이 재도입 프로그램 공동 이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카자흐스탄은 호랑이 멸종 지역 중 야생 호랑이가 돌아온 최초의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야생 호랑이의 귀환을 준비하기 위해 2018년 1월1일부로 일리-발하쉬 남서부 지역에 새로운 자연보호구역을 지정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카자흐스탄 내 일리-발하쉬 지역 <자료제공=세계자연기금>

특히 기존의 호랑이 재도입 프로젝트들은 국경지역이나 현재 서식지 내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야생 호랑이의 과거 서식지에 속하는 발하쉬 호수 인근의 독특한 거대 수변림(강이나 시내 주변에 위치해 물에 영향을 받는 식생 지역)이 복원된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호랑이 프로그램은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호랑이 정상회담(St Petersburg Tiger Summit)에서 결의한 Tx2 프로그램, 즉 2022년까지 전 세계 야생 호랑이 개체수를 두 배로 늘리자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세기 이후 야생 호랑이 서식지의 90% 이상(중앙아시아 포함)이 파괴됐다. 그리고 이 지역에 서식했던 야생 호랑이 또한 밀렵과 주요 범람원 및 해안 서식지 파괴로 인해 1940년대 후반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카자흐스탄 농업 장관 아스카르 무르작메토프(Askar Myrzakhmetov)는 “녹색개발의 길을 가고 있는 카자흐스탄이 이렇게 중요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야생 호랑이의 과거 서식지를 복원하고 일리-발하쉬 지역의 독특한 생태계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WWF 러시아 중앙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 예카테리나 보로비예바(Ekaterina Vorobyeva)는 “앞으로 호랑이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힘든 과제가 남아있으며 밀렵 및 불법활동 근절‧레인저 훈련 및 장비 강화‧먹잇감 개체수 증가‧지역 공동체 협력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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