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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민 버린 석면해체 강행안전무시 만행 일벌백계, 부처 합동 대책마련 서둘러야

일명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 머리카락 크기의 1/5000 정도로 미세한 석면이 인체에 흡입될 경우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이나 폐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으로 1억2천5백만명이 석면에 노출됐고, 연간 9만 명이 석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석면 사용 건축물의 안전 관리와 철거, 폐석면의 적정처리 등을 범부처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안전을 무시한 석면해체공사들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과천 문원초등학교 인근 주공2단지에서는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면서 지난 8월31일부터 석면건축 자재 해체·제거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현장의 석면철거는 가장 기본적인 비산방지 장치인 비닐보양마저 허술해 주민 석면감시단으로부터 여러 차례 시정요구를 받았다.

또한, 문원초교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안전한 석면철거와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 정보를 요구했지만,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측은 이를 묵살했다.

최근 공개된 환경부 조사에서는 재건축 현장에서 반경 2㎞ 이내 주민 78명이 2년도 채 살지 못하는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에 걸렸다고 보고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한 학부모들은 집단행동에 들어갔고 급기야 1000여명의 초등학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교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꿈쩍도 않던 조합 측은 국회의원들의 현장 방문 소식을 듣고서야 석면조사보고서를 내놨다. 주민안전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권력의 눈치만 본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더 한심한 것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 석면조사보고서상 석면이 없다고 기재했던 3곳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이다.

학부모들의 요구가 없었다면 석면이 함유된 폐자재는 아무 조치 없이 철거되고 주변 지역과 학교 등을 오염시켰을 것이다.

앞으로도 석면해체 관련 공사는 무조건 정지시키고 봐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 이번에 또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주민안전엔 관심 없고 법을 무시하고서라도 그저 공사기간단축과 비용절감을 우선시하는 업계의 만행과 환경부와 고용노동부의 무사 안일한 ‘책임 떠넘기기 식’ 관리 관행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석면정책 총괄부처인 환경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석면철거의 인허가 및 규제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재건축, 재개발 시 발생할 석면 갈등을 주민들이 신뢰할만한 수준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건축 등 석면철거 현장 인근의 학교와 주민들에게 석면조사지도와 석면철거계획서 등 관련 정보가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석면피해구제법이 주민을 구제한다는 건지, 탈·불법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를 구제한다는 건지 의문이 든다.

편집국  iskimb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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