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농협이 지난해 유통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13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마트 업체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매출액보다 더 큰 규모로,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유통업을 통해 수익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농협의 유통사업 매출 총액은 13조7426억원이다.

이는 국내 주요 대형마트 업체인 롯데마트의 작년 매출 8조5080억원, 홈플러스의 6조6067억원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2016년 농식품부 예산 14조2883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홈플러스 매출과 비교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다.

농협 유통사업은 지역 농·축협 마트를 통한 매출만 8조7017억원에 달했다. 유통계열사별로는 ▷하나로유통이 3조1448억원 ▷농협유통이 1조3542억원 ▷충북유통 2092억원 ▷부산·경남유통 1804억원 ▷대전유통 152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3년 9조4010억원 ▷2014년 9조7916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12조8757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데 이어 ▷2016년에는 13조7426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혜 받으며 수입농산물 판매

한편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수입농산물 판매, 수입산 제품 확대 등의 문제로 국정감사를 통해 수차례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 농산물 판매를 장려해야 할 농협이 오히려 유통사업 확장에만 치중해 국내 농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2월 중소기업중앙회 발표에 따르면, 하나로마트는 납품업체로부터 최대 55.0%의 마진률을 적용하는 등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특정업체·품목에 대해서는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농협 하나로마트는 다른 업체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전국 2216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일정 비율 이상의 농수산물 판매를 조건으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에서 예외를 적용받고 있다.

특혜를 받는 농협의 유통사업이 오히려 지역상권 및 재래시장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위 의원은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농협이 유통사업 등 수익만 쫓고 있다”며 “농협은 농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유통사업 역시 농민들을 위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