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려 했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들의 기록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조선희 작가가 ‘세 여자’(한겨레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들이 20세기 초 경성, 상해, 모스크바, 평양을 무대로 활동했던 봄날의 기록이다.

1920년대로 추정되는 식민지 조선, 청계천 개울물에서 단발을 한 세 여자가 물놀이를 하는 사진에서 시작한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한 것은 사진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허정숙을 발견한 힘이 컸다. 허정숙에 흥미를 가지고 들여다보다가 ‘신여성이자 독립운동가’라는 새로운 인물 군상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박헌영, 임원근, 김단아 등 한국의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인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이 여성들은 제대로 조용받지 못했다. 소설은 우리가 몰랐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의 존재를 담담히 보여준다. 또한 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주변 남자들의 인생과 함께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세 여자를 비롯해 이름 석 자로 나오는 사람은 모두 실존인물이다. 등장인물들에 관한 역사기록을 기본으로 했고 그 사이사이를 상상력으로 메웠다. 작가는 역사기록에 반하는 상상력은 최대한 자제했고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밝혔다.

조선희 작가는 전직 기자이자 소설가로 1988년 「한겨레」 창간에 참여, 문화부 기자로 일했고 1995년부터 5년간 영화 주간지 「씨네21」 편집장을 맡았다. 2000년 소설쓰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떠난 조 작가는 2006년 9월부터 2009년 9월까지 3년 임기의 한국영상자료원장으로 일했다. 저서로는 에세이 『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를 펴냈으며, 2002년 장편소설 『열정과 불안』(1.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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