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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가습기살균제 물질' 제품 유통, 환경부 수수방관회수명령 내리고서도 업체 해명만 듣고 ‘문제없다’ 결론
3M, 문제 인식 후 소비자 몰래 대리점 통해 회수

[환경일보] 최소 12만개 이상 팔린 ‘3M 에바 크리너’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원인물질이자 사용제한물질인 PHMB가 검출돼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회수명령 예고를 하고서도 업체 소명만 듣고 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현재도 인터넷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경부가 제출한 ‘위해우려제품 안전표시기준 준수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환경부의 지난해 대응 경과를 파악하면서 밝혀졌다.

이 제품은 SM산업이 생산하고 3M이 판매하는 생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2008년 출시됐고 2012년 이후 출고량만 14만개에 달한다.

에어컨 세정제는 자동차 엔진룸 속에 있는 에어컨 증발기(evaporator, 에바)의 틈새에 낀 곰팡이와 세균, 악취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에바 크리너 시공 개요 및 제품, 제품 내부를 세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 역시 독성물질에 노출된다. <자료제공=송옥주 의원실>

환경부, PHMB 검출로 회수명령

환경부는 지난해 환경산업기술원에 의뢰해 시판 중인 위해우려제품(가습기살균제 원인물질의) 함유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3M 에바 크리너에서 사용제한물질인 PHMB가 71㏙ 검출되자 12월 말 관할청인 한강유역환경청을 통해 제조사인 SM산업에 회수명령을 사전예고 했다.

아울러 SM산업의 요청에 따라 한강유역환경청이 FITI시험연구원에 재분석을 의뢰했고 올 2월 이전보다 높은 수치인 122㏙이 검출된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자 SM산업은 올 3월 환경부에 ‘제품표시는 스프레이형이지만 안전표시기준에 스프레이형만 있어서 그런 것이지, 사실은 폼형이므로 법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소명했고, 무슨 이유에선지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여 국립환경과학원 등 관계기관이나 전문가 검토 없이 제품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노출 형태에서는 차이가 있더라도 인체 노출 가능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음에도 분류체계라는 허울에 얽매여 위해성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제품 사용자들은 SNS에 “많이 사용한 후 가슴이 답답했다”는 제품 후기를 올리고 있는데, 이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노출 증상과 동일하다.

제품형태에서는 차이가 있어도 독성물질이 차량 내부에 있는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은 같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자료제공=송옥주의원실>

미회수 제품, 여전히 시중 유통

3M 역시 지난해 제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4월 생산을 중단하고 6월 SM산업과의 계약을 해지, 7월 제품을 단종시켰다. 아울러 지난 2월 대리점을 통해 1만3000개를 회수해 올 9월 전량 폐기했다.

그런데 회수조치와 함께 소비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 사용을 중단해야 하지만 이미지 추락을 걱정해서인지, 말 그대로 조용히 회수했고 환경부 역시 이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3M과 환경부는 회수되지 않은 제품은 모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인터넷 등을 통해 독성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3M 관계자는 "생산업체 측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와 PHMB 검출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를 알고서 바로 대리점 물량을 수거조치하고 온라인 판매를 통제했지만 쓰지 않고 남은 제품은 없다고 판단해 소비자들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회수되지 않은 일부 제품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자료제공=송옥주의원실>

문제는 이미 해당 제품을 자동차에 시공한 소비자들이다. 제품을 자동차에 시공하면 PHMB가 공조기에 남아 먼지 형태로 조금씩 자동차 실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가습기살균제 원인물질인 PHMG의 용도를 달리 사용하면서 문제가 됐는데, 2차적인 인체노출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 자체의 용도나 제형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화학제품의 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소장은 “좁은 자동차 실내 공간을 고려하면 미량의 유해물질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며 “호흡 독성이 우려되는 제품은 모두 안전테스트를 거쳐 안전한 제품만 시판토록 하는 게 맞다”고 경고했다.

30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송옥주 의원은 “환경부가 1천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겪고도 지난해 여전히 용도와 제형 타령을 하는 것은 화학제품의 위해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자세가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위험소통은 제품의 생산과 소비라는 전 과정에서 인체노출 가능성을 철저히 살피고 이를 공유,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면서 “환경부가 국민의 건강 보호보다 업체에 귀를 더 기울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송옥주 의원은 “환경부가 국민의 건강 보호보다 업체에 귀를 더 기울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하며 환경부가 제품 검토에서 책임감이 부족했다. 위해성평가를 거쳐야 했고 이는 환경부가 잘못한 부분이다”며 “판매된 부분은 전체적으로 조사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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