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혁신과 지속가능성 콘퍼런스 개최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지속가능한 발전은 비단 기후변화나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너무나 환경적인 것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해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순환경제는 한 번 사용된 자원이 마지막 폐기 단계에서 버려지는 단선형 경제(linear economy) 구조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순환 경제는 21세기형 아나바다로 경제 발전과 함께 환경 보호를 이룰 수 있는 미래 정책으로 불린다. 환경과 경제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대안인 순환 경제에 관한 콘퍼런스가 지난 1일 열렸다.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는 순환 경제의 원칙과 파괴적인 디자인의 실질적인 적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주)래티튜드 루이스 패터슨(Lewis Patterson)

아직 낯선 ‘순환 경제’ 확산 위해 전문가 집결

(주)래티튜드가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한 ‘2017 혁신과 지속가능성 콘퍼런스’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세계의 지속가능 발전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소비재 순환 경제의 혁신적 파괴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주)래티튜드 루이스 패터슨(Lewis Patterson) 대표이사, 지속가능한발전기업협의회(KBCSD) 김명자 회장(전 환경부장관), 주한 뉴질랜드 클레어 패트리샤 펀리(Clare Patricia Fearnley) 대사,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 및 기업 종사자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인식의 전환 선행돼야 순환 경제 성공 가능

이날 (주)래티튜드의 루이스 패터슨 대표이사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순환 경제로의 전환이 어려운 이유를 ‘인식의 문제’라 말했다. 그는 “실제 한국인들의 기업인들에게 순환 경제의 도입 필요성에 물었을 때 대부분의 경영인들은 고객이 더 높아진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며 “이는 브랜드의 차별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기업의 리더십을 보여야 함을 강조했다. 순환 경제로의 전환은 브랜드의 인식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이라고 루이스 패터슨 대표는 긍정적인 기대를 내놓았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서로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렇게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이번 콘퍼런스를 순환 경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함께 그간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지만 순환 경제의 성공여부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디자인’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지속가능한발전기업협의회(KBCSD) 김명자 회장(전 환경부장관)

망설이는 동안 지구는 쓰레기 더미, 함께 노력해야

김명자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장은 세계는 순환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금 추세로 자원 소비량이 증가하면 2030년에는 지구의 환경이 수용치에 4배에 이르게 된다”면서 지금처럼 수취-제조-처분의 단계를 거치는 선형적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

본지의 김익수 편집대표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위해서는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지구의 시민으로서 구성원 하나하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언론으로서의 소명을 다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순환 경제 확산 위한 가이드 라인 제시

이어진 세션 발표에서는 브렌던 에드거톤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 순환 경제 담당 책임자는 “단순한 지속가능성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실제 운영상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해왔다”고 하면서 “순환 경제는 아직 초기단계의 사업이지만 민관 분야를 아울러 관심있는 회원사들과 함께 진행해 나가고 있다”며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회원사와 기업 및 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올해 초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 순환 경제 포럼에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바있다. 이를 계기로 15개사의 CEO가 동참 의사를 밝히고 순환 경제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브렌던 에드거톤(Brendan Edgerton)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 순환 경제 담당 책임자

그는 오피스디포와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관련 프로젝트, 수명주기평가 및 수명주기비용의 절감에 관한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미국 LA에서 녹색건축 컨설턴트로서 15개 이상 프로젝트의 리드(LEED) 인증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적 개발, 직원과 그들의 가족 및 해당 지역사회가 함께 일하며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의 의무를 강조한다. WBCSD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순환 경제를 도입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을 제공하고 단계별로 검토하도록 한다.

폐기물계의 골칫거리 ‘플라스틱’ 제대로 처리되면 온실가스 ↓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고, 우리가 직접 자원을 수취하는 과정에서 지구환경이 피해를 보고 있다. 2050년까지 소비가 더 증대될 것이고 중산층의 소비가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 중 2/3가 아시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가 경제발전을 위해 소비하는 자원으로 인해 질병·대기오염·해안가의 환경 파괴·매립지의 메탄가스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의 처리만 제대로 되더라도 온실가스 발생량의 10~15%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한다.

폐기물의 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 분당 덤프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라에 버려져 곧 물고기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자조 섞인 경고도 들린다. 그동안 써오기만 한 플라스틱이 지구의 수용성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자원 고갈도 심해지고 있다. 현 세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롭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순환 경제이지만 아직은 조금 낯선 개념이다.

주한 뉴질랜드 클레어 패트리샤 펀리(Clare Patricia Fearnley) 대사

매년 1조 달러 절감 효과 예상

순환 경제는 환경과 경제성을 한번에 잡는 것으로 순환 경제 전문 연구기관인 엘렌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순환 경제로 전환할 경우 세계 경제는 2050년까지 매년 1조 달러의 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앞으로 기업활동에서 순환경제는 흐름의 근간이 될 것이다. 바이오매스의 이용과 재생에너지의 사용,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사용 주기를 늘리는 것까지 모두 순환 경제에 포함된다.

2013년과 2014년의 다보스 포럼에서 핵심 화두가 된 순환경제는 유럽으로 퍼져나가 그해 6월 재활용 및 재사용 목표를 상향 조정한 순환 경제 제안이 발표됐다. 이 제안은 유럽 회원국에서 2030년까지 도시 쓰레기의 30%, 포장재 폐기물의 80%를 재활용하도록 권고했다. 또, 2015년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6억 5천만 유로의 기금을 조성해 순환 경제를 위해 사용하도록 했다. 기업들의 적용도 활발해지고 있다.

재활용부터 재제조까지 기업 적용 박차

제너럴모터스는 자동차 공장 폐기물을 원가 절감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 평가해 재활용한다. 재활용으로 증대되는 매출은 연간 10억 달러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플라스틱의 원료인 호박산을 생산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스포츠용품을 생산하는 푸마는 소비자로부터 중고품을 수거해 새 물건을 만든다. 이 순환제도는 전세계 푸마 매장의 40%가 함께한다.

순환 경제의 선두주자로 유명한 리코는 1994년부터 복사기를 재제조할 수 있게 설계했다. 전자제품은 낡은 부품을 새 것으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데 리코는 낡은 복사기가 수거되면 일부 부품을 교환해 성능이 향상된 제품으로 다시 판매한다.

최근 경영학계의 주목을 받는 공유경제도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자원을 활용하는 순환 경제의 한 예이다. Lyft Line 차량을 택시처럼 활용해 소유주에게도 도움을 차량 쉐어 방식이다. 제조나 생산품의 경우 디자인은 소비자의 기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순환 경제 성공을 위한 필수 고려 요소다. 르노는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동차로 디자인되는 것을 목표로 순환 경제의 원리에 따라 디자인하고 있다.

레일라 아카로글루(Leyla Acaroglu) 언스쿨(UnSchool) 창립자

소비자 선택의 열쇠 쥐고 있는 디자인

상식 파괴의 디자인 세션에서 발표를 맡은 레일라 아카로글루 언스쿨(UnSchool)의 창립자는 지속가능성과 혁신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각자의 실행과 기술을 만들고 생각을 바꾸는 것을 돕고 있다고 그간의 활동을 소개했다.

모든 문제는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문제에 해결의 기회가 함께 들어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도 많이 있지만 순환 경제의 도입은 우리에게 새로운 목표를 주고 있으며 마음을 모아 노력한다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해결법이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긍정적인 의식의 흐름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스티브 데이비스(Steve Davies) NatureWorks LLC 기능성 포장사업 부문 총 책임자

재활용 기업 확산 위해 효율성 문제 해결돼야

폐기물 중 가장 골칫거리로 꼽히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소개는 새로운 산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스티브 데이비스 NatureWorks LLC 기능성 포장사업 부문 총 책임자는 바이오산업협회 바이오제품 워킹그룹 공동의장을 역임한 광범위한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의 대표 주자다. 보통 플라스틱은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공해문제를 일으키지만, 이 플라스틱은 크린플라스틱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생체에 쉽게 융합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수술이나 골절 고정제 등에 응용되고, 토양 중에서 서서히 분해되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아직 바이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스티브 데이비스 총 책임자는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사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데 부담을 가진다”며 “효율성이 높은 제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Sustainable Brands 시리쿨 라우카이쿨(Sirikul Laukaikul) 박사

태국 Sustainable Brands 시리쿨 라우카이쿨 박사의 ‘지속가능 브랜드’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SB브랜드를 소개했다. 그는 약 20년 동안 다국적 기업들과 일한 후 본인만의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비전은 지속가능한 브랜딩 및 체계적인 방법론을 바탕으로 태국의 고객들과 협력할 소수 정예의 유능한 전략 자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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