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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라쿤’ 동물카페기생충, 세균, 바이러스, 광견병 등 감염 위험 커
식품접객업으로 등록, 질병상태 공개 의무 없어

[환경일보]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됐던 라쿤. 라쿤이 매개할 수 있는 기생충은 10종, 세균은 11종, 바이러스는 12종이고 이중 인수공통전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광견병을 포함해 총 20종에 달한다.

특히 라쿤회충(Baylisascaris procyonis)은 신흥질병인 내장유충이행증의 감염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쿤의 분변에서 배출되는 라쿤회충의 알과 접촉한 경우 인체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으로, 감염사례는 대부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서 나타났다.

동물의 잦은 배뇨를 막기 위해 급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급수기가 있어도 관람객과 분리되지 않아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없다. <자료제공=어웨어>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동물카페에서는 동물과 방문객 간의 직접적인 접촉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로 방문객이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주기 체험을 하거나, 동물이 사람을 타고 기어오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 직접적인 접촉이 발생한다.

세균 우글대는 곳에서 음식 섭취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라쿤카페의 실태를 조사한 ‘야생동물카페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방송에서 소개되면서 라쿤, 미어캣 등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야생동물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카페는 식품위생법 상 식품접객업으로 등록돼, 전국에 몇개의 업체가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계된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성에 노출되고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동물카페에서 동물을 사육하는 공간과 방문객이 음료를 마시는 공간인 영업장은 분리돼야 하지만, 어웨어 조사 결과 대부분 업소에서 이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특히 동물이 있는 공간에서 방문객이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면서 동물의 배설물이 입으로 들어가게 될 위험이 크다.

현행 식품위생법 상 동물을 사육하는 공간과 식음료를 조리·섭취하는 공간은 분리되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한 업체 9곳 중 6곳이 동물이 사육되는 공간과 방문객이 음료를 마시는 공간의 분리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 <자료제공=어웨어>

동물사육공간이 따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식음료공간에 배변판이 있거나 배설물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으며, 동물이 털이나 발에 배설물이 묻은 채로 방문객과 접촉하거나 테이블 위로 올라가는 모습도 자주 관찰됐다. 이러한 환경은 라쿤회충 등 전염병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전시되는 동물의 질병상태나 예방에 대한 사항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동물이 어떤 병원체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사 대상 업소 9곳 중 동물(개, 라쿤)의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게시한 업체는 1곳뿐이었다.

라쿤은 개, 고양이의 병원체를 공유할 수 있어 종간 질병전파를 일으킬 수 있다.<자료제공=어웨어>

동물이 질병에 감염되더라도 관리자가 동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고, 등록대상 동물원과 달리 상주 혹은 촉탁수의사도 없다.

또한 동물카페 중 인터넷이나 방문을 통해 개, 라쿤, 미어캣 등 일반에 분양·판매하는 업소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질병에 감염된 동물이 외부로 반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숨을 곳 없어… 동물도 스트레스

이 같은 동물카페의 불법영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단속과 관리감독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의견서를 통해 “이런 환경이 라쿤회충 등 인수공통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성체가 되어 공격성을 보이는 라쿤은 케이지에 격리된 채 사육된다. 격리사육되는 동물들은 주위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무기력증을 보였다.<자료제공=어웨어>

또한 전시 동물의 복지상태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성체가 되면 공격성을 보이는 라쿤을 좁은 철장에 무더기로 가둔 채 방치하고 있었다.

방문객의 접촉과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마련된 곳은 거의 없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정형행동을 하거나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 꼬리가 잘려 나간 동물들도 있었다.

어웨어는 “카페 같은 일반음식점 및 휴게음식점에서는 동물 습성에 맞는 사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은 인수공통질병 전파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어웨어는 야생동물카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식품접객업소에서 야생동물 전시 금지, 동물 종 별 사육환경 기준 마련, 동물전시업에 사용할 수 있는 동물 종 제한 등을 제시하고 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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