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묶인 자영업자, 자금회전 부진·금융비용 2중고
국고채 금리 기준 카드사 51억원 이자수익 추정

[환경일보] 올 추석 연휴 열흘 동안 국내 카드 이용액이 14조원을 넘었지만 대부분 연휴가 끝난 이후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열흘이 넘는 기간에 돈이 묶인 자영업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10일간 국내 카드 이용액 14조4549억원 가운데 82%인 11조 8845억원이 10월12일 카드사로부터 지급됐다. 국고채(연 2.15%) 기준으로 연휴 기간 동안 51억원의 이자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카드사들은 해외카드사 매출 지급은 서두르면서도 국내 자영업자에 대한 지급은 늦추는 등 차별을 일삼고 있다.

9월30일~10월9일 추석연휴기간 동안 해외 신용카드 이용액은 5775억원을 기록했고 10월10일 2752억, 10월11일 2089억, 10월12일 1570억원이 해외 카드사에 지급됐다.

국내 카드사들이 국내 가맹점들에게는 영업일 기준 D+2일 결제를 적용해 연휴 이틀 뒤인 10월12일 82%의 결제대금을 가맹점에 지급한 반면 해외 카드사에게는 10월10일 가장 많이 지급한 것이다.

이는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 카드사와 국내 가맹점의 매출대금지급에 있어 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중소상공인들이 추석연휴 중 1~2일 정도만 쉬고 가게를 열기 때문에 재료비, 인건비 등을 지출하는데,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드대금이 12일 동안 지급되지 않으면서 자금회전 부진과 단기자금 융통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2중고를 겪고 있다.

비영업일 대금지급 지연 문제는 카드사 뿐 아니라 은행권 등 금융시스템 전반이 나서야 할 숙제지만 이해관계자들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고 금융당국 역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9월부터 소상공인들이 금융당국에 추석연휴 카드대금지급 지연 대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국민 모두가 즐거워야할 추석 황금연휴가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혹독한 시련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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