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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진대책이 ‘각자 알아서’인가지진대응 매뉴얼 만들고 정기 훈련해야 복지국가

20일 정부가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과는 별개로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다하지 못해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먼저, 이재민들에 대한 긴급구호가 턱없이 부족하다. 절차를 따지다 보니 임시 대피소로 피신한 이재민들 수백명에 대해 최소한의 물품을 지급한 것이 다였다.

오히려 민간단체들이 정부보다 먼저 달려가 두툼한 매트리스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고 자원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대피소에서 임시 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의 관심사는 또한,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 역시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피한 주민들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입장이다. 포항시 재난대책본부 관계자는 거주지가 개인 소유건물이기 때문에 그 판단은 각자가 해야 한다고 떠 넘겼다. 관련 매뉴얼이 없다는 의미다.

이번 포항지진을 통해 확연히 비교되는 곳이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건물들이다. 31년 전인 1986년 완공된 35동의 건물은 어느 한 곳 이상 없이 멀쩡했다.

지진은 꿈도 꾸지 않았고, 내진설계기준도 없던 시절이었는데도 건축표준을 철저히 지키며 원칙대로 공사를 완성한 결과다.

너무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강진에 견디는 1000년 가는 학교를 지으라는 박태준 당시 포스코 회장의 신념이 오늘의 재난을 막아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건축물 붕괴가 집중 발생한 지역의 건축물을 전수 조사해 부실설계와 부실시공을 찾아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모르긴 해도 적잖은 사례들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픈 상처지만, 이번 재난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지진대응매뉴얼을 만들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바로 중앙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재해대책팀을 급파해 피해를 확인하면서 실시간대 구호를 시작해야 한다.

전국 지자체들은 이재민들이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거처를 충분히 마련해주도록 협조해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참여해야한다.

정부는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국민들도 지진을 대비한 건축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며 살고, 비상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준비하는 것은 복지의 중요한 한 면이다.

내년 예산에는 지진대비 등 국민안전과 관련된 부분이 크게 증가하길 기대한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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