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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평창 올림픽 성공 ‘날씨’에 달렸다세계기상기구 주관 국제공동연구 통해 기상정보 제공
산악종목은 물론 실내종목도 기상여건이 경기력 좌우

[평창= 환경일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7개 국제경기연맹, 102개 종목에서 95개국 65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12개 경기장 (실외 7개, 실내 5개)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하나된 열정(Passion.Connected.)’을 슬로건으로 100개 이상의 금메달이 수여되는 최초의 동계올림픽이며,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50여국이 참여하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제12회)도 뒤이어 열리게 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기상청>

추워도 문제, 더워도 문제

동계올림픽은 기상이 대회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눈이 너무 적게 내려도 안 되고, 많아도 안 된다. 짙은 안개로 시계가 제한되면 스키 등 산악종목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날씨가 너무 따뜻해도 문제다.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계속되는 비와 따뜻한 날씨로 인해 ‘제1회 봄 올림픽’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던 러시아 소치의 기온 역시 영상 10℃가 넘으면서, 넴쵸프 전 러시아 부총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걸림돌은 첫째 부패, 둘째 조직범죄, 셋째 날씨”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계올림픽은 기상 올림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기상정보가 경기의 진행 및 승패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기 때문에 선수단과 코치진 역시 기상정보에 매우 민감하다.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24시간 내 30㎝가 넘는 눈이 내리면 위험하다고 판단해 알파인스키(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활강)경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17m/s가 넘는 지속풍 또는 순간풍속을 보이거나 ▷시야거리(시정)가 전체 코스 20m 이하인 경우 ▷6시간 동안 15㎜를 넘는 강수 ▷영하 20℃ 이하의 풍속냉각을 보일 경우 위험판단 기준이 된다.

스키점프는 바람의 방향, 강도 등이 경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 경기 자체가 취소되기도 한다. <사진=기상청>

스키점프의 경우 판단기준이 더욱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눈이 내렸는지를 고려해 ▷4m/s 이상의 풍속 지속 ▷3m/s 이상의 순간풍속이 60도 이상 풍향 변화로 지속되는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해 경기를 금지시킨다.

이 같은 조건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스키점프의 경우 현장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바람이 조금 약해도 현장에서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면 경기가 중단될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김흥수 스키점프 매니저는 “스키점프는 바람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매우 많다”며 “경기가 지연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기상정보다. 기상조건에 따라 경기 시작 시간을 비롯한 각종 스케쥴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경북대 이규원 교수가 각국에서 들여온 최신 기상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태 기자>

이상기온 발생 가능성에 촉각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평창의 날씨는 어떨까? 과거 30년간 평균 평창 날씨를 보면 ▷12월 평균기온 -4.4℃, 평균강수량 36.8㎜ ▷1월 -7.7℃, 62.6㎜ ▷2월 -5.5℃, 53.6㎜ ▷3월 -0.5℃, 75.6㎜를 보였다.

특히 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의 경우 대부분 영상권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눈이 아니라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30년 기상 통계를 볼 때 평창의 2월 평균기온은 -5.5℃, 2월 한 달 평균 25일 동안 눈으로 덮여 대회를 치루기에 매우 무난한 날씨다.

문제는 무난하지 않았을 때다. 지난 2009년 열린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 개막 하루 전인 2월13일 대관령은 영상 10.5℃의 높은 기온을 보인 가운데 18.5㎜의 비까지 내렸다. 높은 기온으로 눈이 녹은 가운데 비까지 내리면서 경기장은 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도 대관령은 4.4℃의 기온을 보이는 가운데 18.5㎜의 비가 내리면서 설상 경기가 무더기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울러 2018년 평창대회를 앞두고 열린 2016년 테스트이벤트 때는 많은 눈이 내리면서 경기장 내 쌓인 눈을 사람이 일일이 치워야 했다.

대관령 기상대 국제 공동 기상 관측 장비 <사진=기상청>

바다와 가까운 독특한 산악지형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정선 지역의 경우 산악과 바다가 매우 가깝고(직선거리 20㎞ 이내) 복잡한 지형효과가 더해져 경기진행뿐만 아니라 대회 운영 자체에 날씨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상청 임장호 평창 조직위 기상기후팀장은 “포근한 날씨, 많은 눈, 강한 바람, 매서운 추위, 짙은 안개 등의 이상 기상현상 발생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지형 <자료제공=기상청>

특히 높은 기온과 습도는 실내종목인 빙상 등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을 치루기 가장 적당한 온도는 -10~-5℃ 정도인데, 대회 기간 대관령의 최고 기온은 16.5℃까지 치솟은 사례가 있으며 심지어 강릉은 2010년 21.4℃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것도 문제다. 특히 동해상의 눈구름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산악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린다.

2014년 올림픽 기간에만 무려 174.1(북강릉)㎝와 113.5㎝(강릉)의 눈이 내린 사례가 있다.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 경기진행뿐만 아니라 수송, 안전사고 등 대회 운영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악지역 올림픽기간 (2.9~25) 시계열 (대관령기상관측소, 773m) <자료제공=기상청>

얼마나 많은 양의 눈이 내릴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평창의 2월 평균 강수량은 2005년 104.8㎜였으나 1980년에는 0.6㎜에 불과했다. 1979년 150.2㎝의 적설량을 기록한 반면 2006년에는 0.1㎝로 눈 없는 2월을 보낼 만큼 들쑥날쑥했다.

특히 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의 경우 지난 1974년 평균기온이 -4.5℃였으나 2002년에는 영상 5.0℃로 나타나 약 10℃ 상승했으며 평균 강수량 역시 1997년 66.4㎜인 반면 2011년에는 0.0㎜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상여건의 변화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며칠 사이 변덕스러운 날씨 변화로 인해 경기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온이 갑작스럽게 상승하고 여기에 비까지 내리면 미리 만들어놓은 경기장이 엉망이 돼 경기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

국제공동 집중관측 계획 <자료제공=기상청>

평창 국제공동연구(ICE-POP2018) 수행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알맞은 기상여건이 필수지만 그렇다고 하늘만 바라보며 운에 맡길 수는 없다. 보다 정확한 기상정보가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은 다른 말로는 ‘기상 올림픽’이라 불린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평창 국제공동연구(ICE-POP2018)를 통해 참가국의 첨단 기상관측장비를 경기장 주변에 설치하고 수치예보모델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도 겨울철 산악지역에서의 강설 관련 물리과정 연구 및 고분해층 수치예측 기술 확보를 통한 성공적인 기상지원을 위해 각국이 협력하고 있다.

미국 NASA를 비롯해 스위스 EPEL, 캐나다 ECCC 등 12개국 28개 기관이 최첨단 기상장비와 전문인력을 파견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은 대부분 40㎞ 이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고밀도 관측망과 고해상도 수치모델이 필요하다.

특히 이 지역은 산악지형이 많아 관측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장비를 촘촘하게 설치했다.

이에 따라 ▷연직관측을 위해 라디오존데(5지점) ▷원격탐사를 위한 레이더 3개와 라이더 2기 ▷미세물리를 위해 파시벨, POSS, 파시벨-셋트 ▷구름물리센터 장비 등이 각국에서 들여왔으며 국립기상과학원의 기상1호를 통한 해상감시와 모바일 관측차량, 기상항공기 등도 동원됐다.

대관령기상대 국제 공동 관측에 관해 설명하는 이규원 교수 <사진=기상청>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이규원 교수는 “영동지방은 동해안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갑자기 고도가 높아지는 등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복잡한 지형이기 때문에 정확한 예보를 위해서는 상세한 관측 정보가 필요하다”며 “기상청이 가진 장비만으로는 산악지형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각국의 최첨단 장비를 통해 관측망을 촘촘하게 구성하고 이를 통해 실제 예보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상예보를 준비하는 전문가들의 발걸음 역시 분주하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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