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정보제공, 물 값 현실화, 스마트 물관리 절실

수돗물은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국민의 권리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양질의 수돗물 제공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수돗물을 믿고 바로 마시는 비율은 낮고, 대부분 음식을 조리하거나 차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수돗물 관련 단체들이 최근 실시한 수돗물 음용실태를 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크다.

전국 17개 시‧도 거주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만219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우리 국민 2명 중 1명(49.4%)은 평소 다양한 방식으로 수돗물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조리 시’가 가장 많았으며, ‘커피나 녹차 등을 먹을 때’, ‘보리차‧옥수수차 등으로 끓여 먹는다’ 순이었다. 반면, ‘그대로 먹거나 냉장 보관해서 먹는다’는 7.2%에 그쳤다.

수돗물이 아닌 다른 물로는 ‘정수기(34.3%)’가 가장 많았으며, ‘먹는 샘물(13.1%)’, ‘지하수, 우물물, 약수 등(3.2%)’ 순이었다.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투입해 원가보다 싸게 제공하는 수돗물을 직접 먹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값은 싸지만, 믿을 수 없는 수돗물을 아낄 이유가 있을까. 여기서부터 모순은 시작된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물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권위 있는 기관들은 경고해 왔다. ‘물 부족국가’인 한국도 2050년엔 ‘물빈곤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물이 별로 없는데도 물 부족은 남의 일처럼 착각하며 물 절약 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양질의 수돗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우선 할 일은 물 현황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대국민 물 정보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물의 소중함과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절약의 동기부여도 약화됐다.

더불어 물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 다기능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이 식수와 생활용, 산업 및 농업용 외에도 운반수단으로, 레크레이션과 휴식을 위한 인프라 기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물의 가치를 절하하고 관리를 왜곡되게 만드는 부분이다. 물 값을 현실화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1인당 하루 물소비량은 한국 333ℓ, 독일 151ℓ, 덴마크 114ℓ인 반면 톤당 물 값은 한국은 610원, 독일 3555원, 덴마크 4612원 수준이다.

지난 수십 년 간 고착화된 물 낭비문화를 바꾸기 쉽지 않겠지만, 물 값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면서 절약을 생활 속에 뿌리내려야 한다.

물과 관련해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지원체계와 거버넌스 구축, 다양한 주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수자원의 현황 분석으로부터 정수처리, 공급, 이용, 재순환에 이르는 전과정을 과학적, 체계적으로 융합·관리하는 ‘스마트 물관리’도 확산시켜야 한다. 물은 생명이고, 국가 안보(安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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