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으로 자원낭비·환경오염, 환경부 무관심도 문제

사료는 가축을 기르고, 달걀·고기·우유 및 털과 같은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다. 사료의 종류는 총가소화영양소 함량(TDN)이 50% 이상 되는 농후사료(濃厚飼料)와 조사료(粗飼料)로 나누어진다.

농후사료는 시중에 유통되는 유통사료(농가구입사료)와 농가자급사료로 나뉘고, 유통사료는 다시 배합사료와 단미사료(單味飼料)로 구분된다.

단미사료(單味飼料, single ingredient)는 식물성, 동물성 또는 광물성 물질로서 사료로 직접 사용되거나 배합사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것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계획에 힘입어 국민 식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축산물 수요가 급증했다. 축산업 경영형태도 전업화되고 생산성 높은 개량품종 가축이 도입·보급됨으로써 사료 공급도 이전의 농가부산물 의존형태에서 탈피하면서 공업적 생산이 이어졌다.

그러나 농후사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아지고 국내 배합사료 제조가격이 국제곡물가격 변동으로 직접 영향을 받게 되면서 어려움도 겪어왔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료자원의 개발과 이용, 적극적인 초지조성과 사료작물의 농가 생산을 통해 자주적 사료생산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계부처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절대 필요한 배경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런 바람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성 유지 가운데 식당이나 식품가공공장에서 수거하는 동물성 회수유, 일명 탕유를 단미사료의 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유권 해석했다.

조리하고 남은 동물성 식용잔유, 즉 폐식용유는 사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식품조리 전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동물성 기름은 안 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간과하는 것은 단미사료 재료로 쓰이는 동물성유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필요량의 60~70%는 비싼 반면 품질이 떨어지는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대한 국산 재료를 확보하고 이용해야 하는데도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모순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동물 뼈에 물을 붓고 끓이는 과정에서 나온 기름을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음폐유와 동일시하는 진의가 궁금하다. 외국에서도 오븐 등 조리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동물성 기름을 수집·운반·정제 과정을 거쳐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의 음식점과 식품가공공장에서 연간 약 2만톤 가량의 동물성 기름을 톤당 70만원 가격에 수거해 재활용했는데 탕유의 재활용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아까운 자원이 쓰레기로 전락하게 됐다.

또한 동물성 기름이 그대로 버려져 하수구를 거쳐 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하수도 기능을 저하시키고 하수처리비용도 상승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무지하고, 환경부는 무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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