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맞춰 소통하며 추진해야 실효 거둬

‘3한(寒) 4미(微)’, 요즘 겨울 날씨를 비유해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뜻의 신조어란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데도 정부와 지자체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국민들은 불만이다.

최근 정부는 과학기술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겠다면서 2019년까지 약 500여억원을 들여 범 부처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미세먼지 발생·유입, 측정·예보, 집진·저감, 국민생활 보호·대응 등 4대 부문별로 시급한 현안 해결을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 국민적 관심사를 수렴할 수 있는 시민 발언대, 미세먼지 이해와 대응능력 증진을 위한 미세먼지 파수꾼 양성교육 등 대국민 소통 창구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또한, 전국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미세먼지 불법 배출행위 단속을 강화하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배출기준 초과 등 불법행위 점검·감시 강화 및 특별점검, 도시대기 측정망의 측정높이 준수 등 운영 개선, 어린이 통학차량 LPG차 전환 및 노후경유차․건설기계 저공해조치 확대, 전기버스 및 전기택시·천연가스자동차·도로청소차 보급 확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긴급저감 노력에 지자체 동참 확대 등이다.

환경부는 시민 곁에서 호흡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며,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토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여전히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른 채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1월의 마지막 날,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시민들과 환경부장관의 대화는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하는 자리였다.

에어코리아에서 내놓은 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시민들 발언에 ‘지나친 과민반응이 더 걱정’, ‘공장 문 다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식의 장관의 발언이 불을 질렀다.

‘법 개정절차, 교육부와의 협업 등 환경부 자체만으로 할 수 없으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에 시민들은 ‘아이들은 못 기다린다. 대형 실내놀이터나 체육시설 등 당장의 대책을 만들라’고 응수했다.

일부 시민들은 행사 이후 환경부의 정체성을 따지면서 마음이 급한 엄마들을 어루만지지 못하고 메트로놈(metronome) 같은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지 정부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각종 정보를 공유하며 정부의 한계가 뭔지도 이미 다 알고 온 시민들에게 필요한건 숫자 설명이 아니라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였다.

정부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범부처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처 간 엇박자가 진행되고 있고 그 사실을 아는 국민들은 불안해한다.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저 따라오라는 식은 소통하고는 거리가 멀다. 쓴 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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