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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농업 안보의 길을 찾다제5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개최
  • 서효림 기자, 김은교 기자
  • 승인 2018.02.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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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25주년 특별기획 연재① - 국가농업과 식량안보 정책>

식량 자급률 낮지만 체감 어려워 대책 마련 뒷전
높아진 해외의존도, 불안한 해외시장에 흔들리는 농촌경제

소비자 중심 농업으로 세태 전환
혁신적 기술·정책적 융복합 R&D로 새길 찾아야

제5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농업혁신 동향과 R&D 정책방향'을 주제로 2월부터 4월까지 3회에 걸쳐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김은교 기자>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한가로운 농촌의 풍경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여유를 준다. 고즈넉한 풍경이 주는 안식과 느릿한 움직임이 주는 편안함은 도시에서 얻을 수 없는 청량한 힐링이다. 하지만 농촌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밖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농사나 짓지’라는 한가한 생각은 농촌에 들어서는 순간 산산조각이 난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 돈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의 문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 등은 우리나라 농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대변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은 농촌에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변화의 기회를 가져왔다. 낮은 곡물 자급률, 농촌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농촌도 최근 스마트팜의 바람이 불면서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가 당면한 식량 및 농업문제 해결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2018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 공동 주최로 열렸다. <편집자 주>

4차산업혁명 맞아 농업격변기 도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업 문제는 경제·사회·지역정책을 포괄하는 긴 안목으로 다뤄져야 할 부분이므로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며 국가 정책의 설정부터 실행의 과정까지 폭넓은 협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4차산업혁명을 맞으면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농업에 국가 농업과 식량안보 정책을 주제로 한 포럼은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지난 2월 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강당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농엽혁신 동향과 R&D 정책방향’을 주제로 열린 포럼은 3회에 걸쳐 개최될 예정인 이번 포럼의 첫 번째로 ‘국가 농업과 식량안보 정책’을 주제로 개최됐다. 1차 포럼을 시작으로 ▷2차 포럼 ‘농업과학 혁신기술’(3월 19일) ▷3차 포럼 ‘해외농업 개발 및 발전전략’(4월 16일)이 각각 열린다.

새로운 기회가 된 농업 위기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과장

1차 포럼의 첫 번째 발표는 ‘농정방향과 식량정책’을 주제로 농림축산식품부 전한영 식량정책과장이 발제를 시작했다. 전 과장은 우리나라 농식품 부분의 현주소를 ▷농식품 취업자수 정체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 ▷농가인구 감소·고령화로 진단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의 기술혁신에 따른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전한영 과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혁신으로 농지 규모보다 과학·영농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함에 따라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득 3만불 시대에 농촌 관광객이 1100만명 시대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반려동물 시장과 말산업이 커나감에 따라 국민 삶의 질 향상의 푸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설명으로 농업이 맞고 있는 새 도약의 기회를 강조했다.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

정부는 가격과 수급 불안해소를 통해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농정 과제로 삼고 각종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정부는 농업인 소득안전망의 촘촘한 확충을 위해 ▷쌀 수급 안정 ▷가축질병대응 ▷농산물 수급안정과 유통체계 혁신 ▷소득 경영 안전장치 강화와 지속가능한 농식품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청년농업인 육성 ▷기술 융복합 스마트 농업 육성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축산 사육 환경의 근본적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 안전한 먹거리 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농식품 안전관리 강화 ▷식품, 외식산업 육성 ▷국가, 지역 푸드플랜 추진 ▷국민 식생활과 영양 지원 강화와 누구나 살고싶은 복지 농촌 조성을 위해 ▷살고 싶은 농촌공간 조성 ▷농촌 주민의 삶의 질 제고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을 농업 대변화의 원년으로 삼아 ‘농식품 부문 일자리를 대폭 늘리고, 농업인 소득안전망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주요과제 추진 계획은 크게 5가지로 ▷일자리 창출과 미래 대응 체질 강화 ▷농산물 수급안정 체계화 및 소득 안전망 확충 ▷식품안전 강화 및 국민 식생활 개선 ▷축산업 근본 개선 ▷농촌 삶의 질과 복지향상으로 나뉜다.

청년농업인 선발 육성 정책 마련

첫째 일자리 창출에 있어 총 3.3만개(‘22년까지 17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직간접 재정지원과 제도개선 등 정책수단을 총 동원할 계획이다. 청년농업인 1,200명을 선발해 생활안정자금 지원(월 100만원)과 함께, 자금․농지․교육 등을 종합 지원하는 등 청년 창업농을 적극 육성한다. 또한, 창업보육(100개소), 맞춤형 기술개발(R&D 바우처), 벤처펀드 지원 등으로 스마트팜 창업 생태계(창업­성장­재도전)를 구축하고 식품‧외식 창업희망자 대상 창업공간 제공과 청년들의 해외 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청년 일자리를 확대한다.

반려동물‧산림‧말산업 관련 각종 자격증 신설(애견행동교정, 나무의사 등)과 연계산업(펫사료 등) 육성으로 3만불 시대 일자리를 중점 발굴하고,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 시장환경 변화에 맞추어 가정간편식(HMR), 바이오‧고령친화식품 등 신규시장을 적극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골든시드 프로젝트, 기능성소재 R&D, 곤충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종자‧농생명소재‧곤충 등 신산업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촘촘한 소득안전망 확충·복지 확대

농업인의 소득안전망 확충을 위해 채소가격안정제를 본격 확대하고, 재해복구비를 현실화한다. 또 재해․농업인안전(10%) 보험료를 인하하고 농지연금 지급액 인상과 함께, 100원 택시(82개 전 군지역), 영농도우미(15천가구) 등 농촌 맞춤형 복지도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농장의 안전관리는 토양과 물을 비롯해 농약까지 전방위적으로 실시한다. 오염 우려 농경지의 중금속 잔류조사를 확대하고, 수질이 악화된 저수지를 정화하는 등 토양과 물을 안전하게 관리한다. 농약이력관리제를 도입하여 농약 판매기록을 의무화하고, 농약 판매인 자격요건 강화, 소면적 작물 농약 직권등록 등 PLS 도입을 준비한다. 친환경 인증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부실 기관, 위반 농가 제재를 강화하고, 친환경직불금 단가인상과 친환경 자조금을 활용한 소비 촉진을 추진한다.

낮아지는 식량자급률 목표, 높아지는 해외 의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인 식량자급률의 목표치는 55.4%로 조정했다. 기존 목표치 60.0%보다 4.6%포인트 낮다. 식량자급률은 한 나라의 식량 소비량 중 국내에서 생산·조달되는 비율을 말한다. 2006년 처음 설정돼 다음 해인 2007년 농업·농촌발전 기본계획에 반영됐으며, 5년마다 10년 후의 자급률 목표치를 재설정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1970년대 80%를 웃돌았지만 점차 낮아져 수입 개방폭이 확대된 1992년 34%로까지 급락했다. 2016년 기준 50.9%다. 쌀만 104.7%로 자급이 가능했을 뿐 밀(1.8%), 옥수수(3.7%), 보리쌀(24.6%), 콩(24.6%) 등 주요 곡물은 평균 13%에 불과해 해외 의존도가 높다.

갈수록 심화하는 세계 식량수급 불안정 속에서 국민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식량자급률 제고는 필수적이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가공산업 육성 및 농산물·식품 소비 촉진과 기후변화 대응 및 식량안보 대응 체계 구축을 자급률 제고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또 세계 곡물 시장 변화에 민감한 우리 농업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해외농업개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을 구축하며 국제곡물 관측 시스템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곡물 시장은 불안정하다. 안정적인 곡물 도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그간 정부주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민간 중심의 해외 곡물사업 진출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해외 곡물의 원활한 도입과 국제 곡물시장 대응 역량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

식량 생산량 부족 주요 원인 ‘급격한 기후변화’

이점호 농촌진흥청 작물육종과 과장

이어진 발표에서 농촌진흥청 이점호 작물육종과장은 ‘식량 문제와 R&D 대응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이어갔다. 이 과장은 식량 문제를 ‘식량을 살 수 없어서(Impossible to purchase), 살 수 없는 (Impossible to live) 시대’라 말하며 식량 부족의 원인을 공급·수요·분배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지난 1990년대 공급과잉 상태였던 식량은 80년 후반 이후 3년 주기의 세계적 기상이변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식량부족 위기설이 처음 대두됐다. 2000년 이후 유럽, 남미 등 세계적 밀 산지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락 했다. 곡물 재고는 5.2% 줄었으며 식량 분배의 불평등이 심화돼 식량의 양극화가 심해졌다. 식량부족에 대한 현실적 우려가 증폭된 것이다.

UN에서 발표한 식량 생산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급격한 기후변화와 토지오염으로 인한 재배지 축소, 주요 소비작물 재배가 가능한 환경의 토지 부족, 지역별 인구 수 불균형, 병충해로 인한 손실 등이 있다.

늘어가는 곡물 수입, 위태로운 수급 안정성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되는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곡물 생산여건에 따른 수급 안정성이 취약한 나라로 분류돼 있다.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회원국들 중 최하위권인 27%로 전체곡물 수요의 6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자급률 96%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쌀을 제외하면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970년에서 2009년까지 최근 40년간 곡물 공급량은 2배(10668톤→20857톤) 증가한 반면 수입량은 6배(2115톤→12737톤) 증가하며 곡물의 수입의존도는 더욱 심화됐다.

지난 40년간 경지면적과 농업인구 동반 감소 등 곡물생산기반이 취약해졌다. 제한된 경지면적으로 국내 소비 곡물을 자급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잦은 기상재해로 곡물생산성이 불안해지면서 연차별 쌀 생산량 차이는 극심해졌으며 이러한 와중에 육류 소비 증대에 의한 곡물사료 수요는 급증했다. 곡물사료 의존도가 큰 돼지, 소, 닭 등의 육류소비 증가가 사료곡물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혁신적 재배기술 도입해 변화 이끌어야

이러한 실정을 반영해 농촌진흥청은 농업 R&D에 변화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농진청은 농사 기술 보급 과정에서 논을 이용한 밭작물 재배 기술 개발·보급에 중점을 둔다. 250개 밭작물·조사료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해 사료작물 연중 생산기술 등을 알릴 계획이다.

국내 쌀 과잉생산은 농촌·농업계 최대 현안이다. 국내 식량자급률은 2016년 기준 50.9%밖에 안 되지만 쌀은 104.7%로 자급 수준을 뛰어넘었다. 식량자급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쌀은 남아돌고 있다는 것이다. 쌀 생산이 수요를 웃돌면서 쌀 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 소득 감소도 우려된다. 또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한 정부의 재원도 그만큼 더 투입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농가가 스스로 쌀 대신 자급률이 낮은 쌀이 아닌 타작물을 생산토록 유도하는 게 현 정부의 목표다.

국산품종 육성·생산성 제고·기후변화 대응 연구 필요

전문가들은 우선 쌀, 보리, 밀 등 국내 주요 농산물 자급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쌀은 남아돌아가고 있어 더 이상 생산을 늘려야 할 대상이 아니며 보리 생산량도 큰 문제점이 없다. 다만 총소비량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의 자급률이 현저히 낮다. 이에 따라 국산밀 자급률 향상이 향후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농진청은 밀 품종개발 및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국산품종 밀 용도별 기준을 설정하고 재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밭작물 생산성을 늘리고 숨어있는 작물재배 가능 면적지를 찾아 경지이용을 확대할 것이다. 수요가 늘고 있는 사료작물에 대해서는 자급률을 증진하고 수입사료 대체 품종을 개발하며 사료작물의 국내 채종기술 개발과 국산 종자의 안정적 보급체계를 구축한다.

기후변화 대응도 중요 농업 R&D 방안 중 하나다. 식량생산 불안정 요인에 대응해 저항성 품종개발 연구를 강화하고 이상기상, 돌발 병해충 등 대응 안전 재배기술을 개발해 온난화에 따른 재배법 재설정, 수량 및 품질 영향 평가 등을 실시할 것이다. 미래 기후변화 대비 예측과 관리시스템을 구축·활용·연구 하며 농업부문 탄소배출권 거래 대응에 경종을 울리고 축산분야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지구온난화에 따라 열대기후 적응 식량작품 품종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쌀값 상승 기대감 높아지는 가운데 연이은 풍작이 변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종인 부연구위원

마지막 발표자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종인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식량작품 수급동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2000년 이후 빈번하게 현지 쌀 가격은 역계절 진폭이 발생해 오다가 신정부 출범과 함께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또 지난해 단경기 재고부족과 이후 이뤄진 37만톤 시장격리, 여기에 올 단경기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해 시장출하가 줄어들면서 지난 수확기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연이은 풍작에 의한 격리물량 증가로 재고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쌀생산조정제 실시에 따라 대표 곡물작물인 콩과 감자는 재배면적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농업관측본부의 콩 표본농가조사결과와 올해 시작되는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의 영향 등을 고려해 올해 콩 재배예상면적은 5만7000ha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25% 내외 증가한 수준이다. 또 중장기 전망에서는 2020양곡연도에 콩 재배면적은 6만5022ha까지 증가한 후 2028양곡연도에 4만3945ha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생산량은 11만8000톤까지 늘었다가 다시 8만1000톤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은 정부의 의무수입량 이외 물량에 대한 수입량 감축에도 불구하고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의무수입량 증가로 인해 2018양곡연도 30만7000톤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가 2028양곡연도까지 다시 31만5000톤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으로 감자도 올해 재배면적이 2만1906ha내외로 전망되면서 전년 2만974ha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1인당 소비량 감소와 수입량 증가 등으로 생산면적이 감소, 자급률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식량자급률 개선 위한 정책적 지원·노력 병행

김종인 부연구위원은 “식량·곡물자급률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정부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제고하고 타 작물 전환 조건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 타 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영향으로 식량자급률을 일시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나 후속 대책 미비 시 벼 재배 회귀로 자급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안정적 소득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소비진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19일 열린 첫번째 포럼에서는 '국가 농업과 식량안보 정책'에 대한 전문가 발제 및 토론이 진행됐다.

발표를 마치고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총이사의 사회로 산·학·연·언론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전 농우바이오 본부장인 한지학 박사, 전국농학계학장협의회장 사동민 교수와 한국농식품생명공학협회장 이석하 교수, STEPI 신산업전략연구단 이주량 연구위원, 동아일보 사회부 지명훈 기자와 한국경제 안현실 논설위원,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가 참석했다.

세계 유일 식량 안보 헌법화한 ‘스위스’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농업 생산력 증대와 고부가가치 농산물 개발을 위한 기술혁신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좌장을 맡은 곽상수 책임연구원은 “땅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생산성 극대화와 함께 해외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구속력 있는 식량안보법(가칭), 식량영향평가법(가칭)이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 책임연구원은 국가 식량안보 정책의 전면적 조정과 실천력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경우, 세계 유일하게 식량안보가 헌법에 규정돼 있다. 스위스 헌법은 투표 총수의 절반과 국내 23지구절반의 지지를 얻어야 개정되는데 지난 9월 신설된 식량안보에 관한 헌법규정은 79%의 지지와 모든 지구에서의 찬성 다수를 확보해 수정 헌법이 확정됐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104조 제1항에서는 국민에 대한 연방정부의 기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식량공급, 천연자원보존, 농촌경관유지, 인구분산 등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국토이용계획에 의해 인구분산정책을 추구하지만, 스위스는 농업·농촌을 통해 인구분산을 도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방헌법 제104조 제2항에서는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른 농업의 자생력에 더해 농업이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므로 필요한 경우, 사회적 시장경제체계의 반영을 선언하고 있다.

대형 국책연구사업 추진 통해 중장기 대책 내놔야

한지학 이투힐에프이앤디 기술고문은 “식량안보는 국가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 국가차원의 중장기 대책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아직 적절한 대응책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고문은 최근 정부가 5년 단위로 재설정한 자급률 목표치를 기존보다 더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현 수준과 동일한 수치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정도의 결정”이라 말했다. 그는 식량자급률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를 쌀을 회피하는 소비자 선호 변화, 주요 농산물 수입 증가, 수입식품에 대한 국민의식 변화, 사료 증가, 품목별 경쟁력, 농가의 노령인구에 의한 생산기반 약화, 실질적 정책방안 부재를 지적했다. 한지학 고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식량안보와 식량생산 제고를 위한 대형 국책연구사업 구축을 제안했다.

식량 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한 동아일보 사회부 지명훈 기자는 “이제 식량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간척지 확대와 GM작물 활용, 해외농업으로 대변된 대안을 검토했다. 그는 “GM작물은 활용도가 높지만 국민의 인식과 수용성이 미흡하다”면서 이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인식 수준만큼 발전하는 농업

농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관심을 끌었다.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것은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국민 소득 3만불 변곡점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 소득이 3만 불을 넘는 순간 농업의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된다”면서 정책을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농업 정체가 예견되는 지금은 식량안보를 위한 법·제도·철학·인식을 갖추기 위한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은 국민의 인식과 수준만큼 발전한다며 국민 인식이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학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가 부족해 생기는 자급률 문제에 대해서는 해외 식량 기지의 발굴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석하 서울대 교수는 “식량 자급률을 올리기 위해 대안 작물 개발에 힘쓰고 제한된 면적으로 인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식량 기지를 작목별로 분산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품종개발 정책 연구가 고작 3~4년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융복합 연구산업을 새로운 농업 활로를 찾을 과감한 산업으로 변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 기술 현장 적용 위한 바탕 마련 촉구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는 과거 1970년대에도 젊은 농업인을 육성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었다며 그만큼 농업 벤처를 이끄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농업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진적인 기술력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과학자들의 연구 적용에 대한 바탕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경제신문 안현실 논설위원은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이 아닌 선진국의 산업”이라 말하면서 국민 인식 전환과 정부의 효율성 있는 투자를 강조했다.

충북대학교 농업생명환경대학 사동민 교수는 농업과 식량 안보는 그 중요성에 비해 덜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업을 위한 R&D를 강화하고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과 농업인의 가치는 결국 한국경제와 사회를 지탱하는 근원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패널토론 이후 진행된 청중질의 시간에도 국가 농업과 식량정책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됐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쌀 중심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농업인’의 개념에서 벗어나 ‘기업인’의 자세로 쌀 이외의 경쟁력 있는 식량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농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동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생명산업’이 4차산업혁명기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생명과학 분야 기초연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모든 생물의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얘기했다. 김 교수는 전국적으로 육종과 유전학에 기초한 생명과학기반의 농업 재편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은 농업분야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전히 부족한 식량안보의 심각성 인식

UN 식량농업기구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 명으로 증가하고 지금의 1.7배의 식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박진우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저비용 고효율로 세계를 석권하고 제조업과 농업분야가 융·복합 된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중국·홍콩·대만 등 세계시장에서 선호하는 한국음식의 시장성을 고려해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식품의 품질관리가 미흡한 점이 있어 아쉽다고 얘기한 박 교수는 주의가 필요한 부분을 더 정교하게 보완해 해외시장으로 수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량 위기 및 식량 안보에 대한 심각성이 국민 인식 속에 자리 잡고 있지 못하고 있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국민들에게 식량 위기의 고조를 얘기하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좌장을 맡은 곽상수 책임연구원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내 식량사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식량 R&D 전략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포럼이 개최됐다고 말하며 2월부터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개최되는 정책혁신포럼을 통해 정책대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확보 식량 정책에 법적 구속력 더해야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장롱 속의 법은 법이 아니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 곽 책임연구원은 식량안보는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일이므로 각별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책임연구원은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과학기술의 혁신과 해외 농업기술 선진 사례의 벤치마킹을 제시하기도 했다. 식량 자주력이 100% 이상인 일본, 그리고 국가정책 1순위가 3농(농업, 농촌, 농민)인 중국의 식량정책을 벤치마킹해 우리다운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끝으로 포럼에서 도출된 의견을 통해 국가 농업과 식량 정책에 법적 구속력이 반영되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서효림 기자, 김은교 기자  shr8212@hkbs.co.kr, kek1103@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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