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의류 전문자료 확보로 석조문화재 보호 대책 마련

[환경일보] 김민혜 기자 =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2017년부터 석조문화재에 발생, 서식하는 지의류(地衣類) 상을 조사하는 5년간의 중장기 연구사업을 시작했다.

‘지의류’란 돌이나 나무 표면에 얼룩덜룩하게 붙어 자라는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복합체가 되어 생활하는 생물군을 뜻한다. 지의류는 이끼와 닮은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식물인 이끼와는 달리 최소 두 가지 이상의 미생물이 뒤섞여 하나의 몸을 이룬 복합생명체다. 우리나라에서는 석이, 송라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지의류가 발생한 성주 세종대왕왕자태실의 전경 <사진제공=국립수목원>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지의류는 암석에 서식하는 곰팡이로 재질을 전반적으로 약화시켜 박리(剝離, 벗겨짐 현상)와 박락(剝落, 긁힘 또는 깎임 현상), 마모(磨耗, 닳아 없어짐 현상), 크랙(Crack, 갈라짐 현상) 등을 생기게 한다. 따라서 석조물 보존처리를 하고 있으나 처리 이후에 오히려 지의류의 기생주기가 더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지의류에 대한 전문 자료 부족으로 석조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만큼, 국립수목원은 매년 각 도별로 지정돼있는 석조문화재를 선정해 지의류상을 조사하고 가이드북을 발간, 배포 하는 등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석조문화재에 발생한 지의류를 조사하는 국립수목원 연구진의 모습

경상도 지역으로 경상북도 성주군의 국각지정 사적 제444호 성주 세종대왕왕자태실과 경상남도 양산시 통도사내의 국보 제290호 금강계단, 보물 제471호 봉발탑, 보물 제1471호 삼층석탑에 발생하는 지의류에 대한 조사가 2017년에 처음으로 실시된 조사였으며, 2018년에는 경기도 지역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석조문화재에 발생하는 지의류상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만큼 연구원들의 노고가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활용도가 높은 생물조사인 만큼 문화재보존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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