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과 SDGs 접목 기대, 한국 역할 재정립 기회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이 최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 총회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에 이어 GGGI 수장 직을 맡은 것이다.

반기문 의장은 2015년 유엔총회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만장일치 채택, 파리기후변화협정 채택 등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어 앞으로 GGGI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GGGI는 2012년 10월18일 국제기구로 정식 출범해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다. GGGI는 개발도상국가들을 대상으로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모델로 채택해 환경과 경제가 공존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재 개도국 맞춤형 대안을 제시하는 36개 사업을 20여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세계 여러 전문가들은 포용적(inclusive)이고 지속가능한 녹색성장 실현을 위해 글로벌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다.

친환경 성장동력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와 역량을 확인하고 파트너십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에너지, 물, 토지이용, 도시 분야의 녹색성장 우수사례 공유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면서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을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포용적 녹색성장을 목표로 빈곤감소, 평등, 환경 등 이슈들을 풀어가야 하며 거버넌스 구축, 정보교류 활성화,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도입도 필요하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는 녹색금융에도 비상한 관심과 투자가 요구된다.

녹색금융을 활용해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이전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정보교환 및 공유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갑을 열어야 진정성이 확인되며 교류와 성장의 기회도 생긴다.

한국 경제는 재벌중심 체제를 고수하다가 전환의 기회를 놓쳤다. 건전한 경쟁 대신 정부의 전폭적이고 비정상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계열사들의 부실을 정리하지 못하고 급변하는 세계 흐름에 뒤쳐졌다.

2009년 우리나라가 주창해 세계가 환영한 ‘녹색성장’ 정책은 우리 기업 현실을 모르고 추진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불평과 비협조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하고 멈췄다.

기후변화대응에 대해서도 산업계는 어려움만을 강조하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정부는 바른 비전을 이어가지 못했고, 기업들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에 인색했다.

세계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녹색성장’을 내걸고 뛰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미래사회에 책임지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새로운 기회와 시장을 창출하길 기대한다. 정부의 역할도 이 방향에 맞춰야 한다.

반기문 의장이 맡은 GGGI가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을 어떻게 병행 추진할 지, 한국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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