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양 옆에 눈 위치, 전면 장애물에 취약한 신체구조

[환경일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자외선 반사 테이프 등 야생조류의 유리창 충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국내외 최신 방안을 소개하는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 안내서를 2월27일 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안내서는 2015년 미국야생조류보전협회(American Bird Conservancy)가 발간한 조류 친화형 건물 설계(Bird-Friendly Building Design)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안내서는 야생조류 보전과 생태계 건강성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으며, 유리창 충돌로 인한 야생조류 피해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평가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정리했다.

야생조류가 어느 정도 유리창에 취약한가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유리창에 충돌하기 쉬운 조류의 신체구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자외선 반사 테이프, 생산·판매 중인 국내 업체가 없어 해외 구매 필요 <사진제공=국립생태원>

대부분의 조류는 눈이 머리의 양 옆에 달려 있어 전면의 장애물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조류 보호를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와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조류 충돌 줄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다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조류충돌 방지를 위해 유리창에 무늬(패턴)를 적용하거나 자외선 반사 테이프 부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야생조류가 유리창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06년 독일은 조류가 사람과 달리 자외선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조류가 쉽게 인식하는 유리창을 개발하여 건축에 활용했다.

국립생태원은 조류가 자외선을 인지한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미국야생조류보전협회가 2012년에 개발했던 건물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충돌방지 효과가 우수한 자외선 반사 테이프를 도입해 원내 일부 건물에 우선 적용했다.

이 자외선 반사 테이프를 2015년과 2016년 2차례에 걸쳐 국립생태원 7개 건물에 우선 적용한 결과, 시공전 1개월 당 2.6마리에 달하던 야생조류 폐사율이 시공 이후 현재까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책자가 유리창이 조류에게 주는 위협의 근원과 심각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도시 계획자, 건축 설계자, 조류 보호자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례집은 3월 초부터 환경부 등 유관기관 및 지자체, 주요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국립생태원 누리집(www.nie.re.kr)에도 그림파일(PDF) 형태로 공개된다.

국립생태원 이배근 동물관리연구실장은 “국립생태원의 이번 안내서 발간을 통해 조류 유리창 충돌의 현실을 알림과 동시에 다양한 기관 및 단체에 적극 전파하여 야생조류와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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