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석면, 에너지 등 통합관리 전문교사 필수

정부가 미세먼지대책을 두고 책임을 미루는 가운데 새 학기가 시작됐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데 아이들을 다시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 35개 초등학교·61개 교실의 공기질 분석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교실에서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했을 때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최대 3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생들의 활동량이 많아 가정용이나 사무용 공기정화장치들로는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반면 공기청정기와 환기장치 등 복합적으로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 경우는 미세먼지는 최대 70%, 초미세먼지는 최대 40%까지로 제거 효과가 높았다.

교실은 환기시설이 부족하고, 아이들이 밀집한 공간이라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하다. 가정이나 사무실용 스탠드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학교가 대부분이지만 이런 수준으로는 교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또 소음 발생과 실질적인 공기질 개선효과 미흡, 전기요금 부담, 필터 교체와 같은 유지관리비 등의 이유로 설치만 하고 실제 잘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20~60%에 달한다.

설상가상 미세먼지 때문에 장시간 창문을 열지 않을 경우 이산화탄소 수치가 증가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생 30명이 있는 교실이라면 15분마다 5분 정도는 환기해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춰야 한다.

전문가들은 학교 내 미세먼지 관리는 국내 특성을 고려하고, 먼지에 대한 노출 특성을 감안해 대응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교 주변에 도로 미세먼지 차단벽 설치, 차량운행이나 공회전을 제한하는 ‘스쿨존’ 지정, 학교 주변 물청소 강화 등도 제안되고 있다.

공기 정화를 넘어 ‘환기 시스템’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이산화탄소(CO2) 등에도 대응해야 하는데 외부 유해물질을 차단하면서 신선한 공기만 유입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기준도 세계보건기구의 연평균 권고기준인 10㎍/㎥ 으로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에서 미세먼지가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석면, 지진 등 위험 요인들은 한 둘이 아니다. 교육부 장관이 석면제거·내진보강·깨끗한 학교 실내공기를 꼽으며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봐야 하는 담임교사 혼자서 이런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필요한 업무들을 전담하는 ‘환경·에너지 교사제’를 서둘러 도입하길 제안한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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