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12조원의 정체는 ‘세금’, 수입 아닌 지출
진정한 적자는 영구 훼손된 가리왕산 생태계

[환경일보]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가운데 조직위의 ‘흑자올림픽’ 주장이 비판을 받고 있다. 기반 조성에 투입된 세금을 수입으로 계산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평창동계올림픽은 수천억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전체 예산 13조8천억원이 소요됐으며, 13조9천여억원을 벌어들여 ‘흑자올림픽’이 됐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단 수입의 86%인 12조원은 모두 국비와 지방비, 즉 세금이다. 즉 12조원은 사실 수입이 아니라 지출인 것이다.

KTX 건설비 9조원을 제외해도 경기장 건설과 대회 운영비로 4조8천억원을 썼는데, 그에 반해 65조에 달할 것이라는 경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알파인스키 경기장 조성을 위해 가리왕산 원시림 5만8천 그루 나무가 벌목됐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세금을 제외한 대표적인 수입인 입장권 판매수익 역시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녹색당 조사에 따르면 입장권 판매수익 수십억원이 전국 자치단체에 강제로 배정됐다. 지자체들은 입장권 구매, 식비, 차량 지원 비 등을 포함해 총 159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107억8천만원 가량은 비용 구분도 하지 않고 사용됐으며 서울시는 38억원 전액을 비용 구분 없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녹색당은 “지방정부는 무리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부추기며, 발생하는 적자는 시민의 세금과 기업 후원금을 충당하는 그릇된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녹색당은 “적자는 끝나지 않았다. 신설된 경기장 관리비용으로 연간 50억~1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매년 발생할 것”이라며 “아울러 진정한 적자는 영구히 훼손된 생태계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의 적자”라고 지적했다.

500년이 넘는 희귀식물들로 가득 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가리왕산은 단 2주 간의 행사를 위해 파괴됐다. 강원도는 50년에 걸쳐 477억원을 들여서 복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계획은 산림청에 의해 반려됐고, 현재 배정된 예산은 9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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