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미세먼지 및 환경영향 최소화 방안 토론회’서 현황 및 대안 공유

터널 등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터널 미세먼지 및 환경영향 최소화 방안 토론회'가 3월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사진=김민혜 기자>

[국회=환경일보] 김민혜 기자 =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범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운행 중인 터널에 대해서도 미세먼지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지하철도 및 지하도로 건설사업 진행 과정에서 시공 업체와 지역주민 간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친환경적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한국터널환경학회와 한국환경단체협의회, 정용기 의원실은 3월6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터널 미세먼지 및 환경영향 최소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환영사 중인 서울대학교 김정욱 명예교수, 인사말 중인 강요식 구로구 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터널 공사 시 환경 저해요인 분석 및 대책’에 대해 세종환경운동연합 박창재 사무처장과 한국환경단체협의회 최병환 대표총장이 발제한 후, 서울대학교 김정욱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찬우 부회장, 경향신문 김기범 기자, 구로1동 주수정 주민대표, 국토부 민자철도팀 김태형 팀장, 환경부 국토환경평가과 박찬용 서기관, 서울시 도로계획 과 하종현 과장이 토론을 나눴다. 


사업 과정에 ‘공공참여’ 보장해야

세종환경운동연합 박창재 사무처장

세종환경운동연합 박창재 사무처장은 원주-강릉 철도와 동홍천-양양 고속도로, 도담-영천 구간 소백산 터널, 천성산 원효터널 등의 사례를 통해 최근의 도로‧철도 건설 시 문제와 시사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 도로나 철도를 건설할 때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 국토 자연환경과 경관이 훼손되고 대기오염, 소음, 지역단절 등의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환경친화적인 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실질적으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도로투자건설 기법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창재 사무처장은 ‘PI(Public Involvement, 공공참여)’를 의무화‧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외 주요 국가들은 국책사업의 전 과정에서 공공참여를 통해 계획의 구상단계에서부터 시민 참여를 통해 갈등의 예방 및 최소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설계단계부터 국가사업과 관련한 지역주민과 지자체, 환경단체들을 참여시켜 투명성을 제고하고, 의사소통을 활성화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전 검토협의회’를 운영해 환경 분야 뿐 아니라 사업의 전반적 내용에 대해 이해하고 쟁점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과 입찰 과정에서 환경친화적인 설계를 유도하기 위한 배점 및 가산점을 강화할 것, 공사 전‧중‧후 생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 지하수 유출‧소음 진동 등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 환경설계 평가기준 필요

(사)환경과사람들 최병환 대표총장

한국환경단체협의회 최병환 대표총장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건설사업의 사례로 친환경 설계 측면에서 본 터널공사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GTX-A노선은 기본계획단계에서부터 도심지나 업무‧주거 밀집지역, 대규모 아파트단지 사유지하부 약 40m를 통과하는 구간에 대해 도시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TBM공법을 채택해 사업비를 책정했다.

그러나 시행사, 시공사들이 도시환경 문제를 등한시 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기본계획 대비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발파공법을 구간별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환경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최병환 총장은 말했다.

서부간선지하도로나 제물포터널 민간투자사업 시행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듯, 주거지역에 공사용 수직구 건설이 강행되면 오염물질 배출, 소음‧진동, 분징 등으로 거주민의 환경권 침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최 총장은 경고했다.

환경 친화적 공법의 실효성 있는 적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환경설계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최병환 총장의 주장이다.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해서 기술평가 과정에서 환경 친화적인 설계를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평가 배점 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두 번째 주제인 ‘서울시 주요터널 공기질 및 미세먼지 최소화 대책’에 대해서는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찬우 부회장이 발제했고 서울환경연합 김동언 팀장, 경향신문 김기범 기자, 신도림동 주민대표 송영덕 씨, 국토부 간선도로과 이상헌 과장, 환경부 대기관리과 신건일 과장, 서울시 도로계획과 하종현 과장이 함께 의견을 나눴다.


공기정화장치 유지관리 기준 마련해야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찬우 부회장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찬우 부회장은 제물포터널과 서부간선지하도로의 사례로부터 현 장대터널 환기시설 설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공기정화장치 설계효율과 현장 효율 사이에 괴리가 있으며, 성능 기준이 부재한다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또한 화재 시 배연설비도 불균형 상태라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장 최소 효율을 고려한 공기정화장치를 설계하고, 민자터널 발주 시에 사전 성능 감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일 기준 하에서의 용량설계를 위해 서부간선지하도로의 공기정화장치와 배연설비 용량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화재시를 대비해 공기정화장치 및 배연팬의 내연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터널 운행 시 주요 환경저해 요인을 노후 경유차나 전동차‧타이어 마모, 공기정화장치 미설치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공기정화장치 유지관리기준이 부재하며 운행 중인 터널의 공기 질 관리기준 또한 없다는 것이다. 현행 미세먼지‧유해가스 관리 기준은 공사 시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찬우 부회장은 거시적 교통정책 수립 및 노후 전동차 교체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기정화장치 유지관리기준을 마련하고 합리적인 관리주체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영 중인 터널의 미세먼지 및 유해가스 관리기준을 재정립해 대기 질관리 수준을 높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강제조치 도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행 중인 터널의 공기 질 관리 기준도 제시했다. 미세먼지는 현행 대기 질 관리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CO(일산화탄소)는 9ppm 수준, NOX(질소산화물)는 0.06ppm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부회장은 제안했다. 그는 이를 시험시행 한 후 일정 기간 후에는 강제시행하고, 위반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염도가 높은 남산 2호 터널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는 사업, 지하철 전동차 내 고무패킹 점검‧보수, 지하철 전동차 소형 공기정화장치 설치 시범사업 등을 통해 미세먼지 환경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전문가, 지역주민, 관계기관 등으로 구성된 토론 참석자들은 사례와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논의를 발전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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