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환경일보 25주년 특별기획 연재② - 농업과학 혁신 기술>
 

국내 식량안보 위기 극복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 주도 위한
신육종기술 등 선도적 기술선점 중요

GMO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정확하고 투명한 기술 검증으로
소비자 불안감 해소, 공감대 형성해야

 

 

[한국과학기술회관=환경일보] 서효림, 김민혜 기자 =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GMO, 유전자교정, 스마트팜과 같은 농업 육성정책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유전자 변형 작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에 대해 “GMO 식품은 완벽하게 건강에 이롭다(perfectly healthy)”고 평가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 효용성과 안전성을 둘러싼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6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이 두 번째 포럼을 준비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농업혁신 동향과 R&D 정책방향2에서는 농업과학 혁신 기술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편집자 주>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현재의 농업 현황을 살펴보고, 농업과학 혁신기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3월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6회 과총 과학기술혁신 정책포럼-농업과학 혁신 기술'을 개최했다. <사진=김민혜 기자>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2회의실에서 열린 제6회 과총 과학기술정책포럼은 지난 2월19일, ‘4차 산업혁명시대의 농업혁신 동향과 R&D 정책방향Ⅰ: 국가 농업과 식량안보정책에 이어 마련된 것으로 국가의 식량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농업과학 혁신기술’을 주제로 열렸다.

미래 위한 농업혁신 기술 중요성 강조

이번 포럼에서는 조현석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과장이 ‘GMO 현황 및 전망’, 김상규 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Principles and Applications of CRISPR for Plant Genome Editing’, 노주원 KIST SFS융합연구단 단장이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기반 농업’을 주제로 발제하며 현재 주목받는 농업기술 현황과 전망을 분석했다.

개회사 하고 있는 과총 김명자 회장

포럼을 공동 주최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김명자 회장은 “농작물을 제때, 제값을 주고 확보할 수 없을 때 식량안보가 위협을 받는다”고 지적하며 “식량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발전된 기술력을 이용한 농업혁신 기술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원광연 이사장은 “농업은 과학”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정·비전·과학기술 노하우를 접목 시켜서 새로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축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원광연 이사장

LMO는 현대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생물종의 유전물질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생물체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며, 농업분야에서는 농산물의 생산량 증대, 품질 향상 등을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LMO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생물다양성협약(CBD)에서, GMO는 경제협력기구유럽연합(OECD/EU)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LMO 및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것까지 포함한 유전자변형생물체를 말하며, 생식 또는 번식이 가능하지 않는 것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GM작물의 재배 상업화 승인은 27작물 357품목이며, 재배 면적이 1억8150만㏊에 도달했다. GM종자 시장 규모는 157억 불로 세계 종자시장의 35%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향후에도 다양한 특성을 지닌 GM작물들이 개발 및 상용화 준비 중이다.
 

GM기술로 앞서가는 선진국, 아직 더딘 국내

국내에서도 농진청, 대학,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용 유전자 기능 검정이 수행되고 있다, 가뭄 저항성 벼, 감자와 내재해성 감자, 고구마, 유채, 잔디, 고추 등의 GM작물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가 승인된 GM작물은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GM작물 안전성 심사는 해당 작물 개발자가 안전성 평가 실험을 마친 후 심사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 인체ㆍ환경 위해성을 최종 검증받는 단계로 정부의 안전성 심사를 통과하면 품종 등록 및 상용화가 가능하다. 70여 항목 안전성을 평가하는 단계에 연구개발비의 35% 이상이 투입된다. GM작물의 안전성 심사는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심사하며, 심사기간은 제출일을 기준으로 270일이지만, 안전성 심사 제출자료 보완 여부에 따라 최종 승인까지는 시일이 좀 더 소요될 수 있다.

미국은 세계 GM작물 재배면적의 약 40%를 가치하며 생명공학 연구 혁신을 주도하고 가장 많은 GMO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GMO에 대해 가장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유럽은 EU차원에서 승인된 GMO에 대한 재배 결정권을 회원국에 부여하고 총 19개 이벤트 수입을 승인하고 있다.

인구가 많아 농업생산성이 항상 중요한 중국은 연구를 강화하고 Bt 옥수수, 제초제저항성을 확보해 상업화할 예정이다. 일본은 대부분의 농업생명공학 연구를 공공분야, 대학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 파란장미를 개발·생산에 돌입했고 2013년에는 개 치주염치료제 등을 승인받았다. 올해는 꽃가루 알레르기 백신을 만들고 GM 쌀의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GMO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 해소 필요

(좌측부터) 발제를 맡은 조현석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장, KAIST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KIST SFS 융합연구단 노주원 단장

조현석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장은 “최근 신육종 기술은 기존 GMO개발과 달리 외부 유전자 도입 없이도 목적하는 형질 발현이 가능하다”며 “GMO 기술은 안정성 규제체계를 대체 보완해 신육종 기술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과장은 세계적으로 GM작물 재배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중국, 베트남, 파키스탄 등 아시아 국가들의 GM작품 채택 증가가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그는 생명공학기술을 통한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 주도가 필요한 시점에서 신육종기술, 유전자 해독, 유전자 가위 기술 등 기술의 선점이 중요하고 GM농산물 교역 증가로 인한 미승인 GMO 혼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수입 과정상의 검역, 종자 및 재배지역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GMO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확하고 투명한 기술을 제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는 ‘Principles and Applications of CRISPR for Plant Genome Editing’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식물 게놈 분석을 위한 CRISPR의 원리 및 적용 방법을 설명했다. CRISPR이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 반복서열(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로 유전자의 특정 서열을 '인식'해서 자르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유전자 가위란 특정 성질·기능·조직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을 통해 보다 뛰어난 종을 만드는 기술이다. 정부와 민간에서 유전자 가위에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사업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 조작(GM·Genetically Modified) 농산물처럼 다른 유전자를 결합하는 게 아니라 편집을 통해 유전자 배열만 바꾼다. 인위적으로 ‘돌연변이’를 만드는 것으로 다른 유전자 조작 식품보다는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한다. 각국이 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에 매달리지만 속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규제가 가장 느슨한 미국은 GM 규제 대상에서 유전자 가위 상품을 제외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규정의 정비조차 돼 있지 않아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스마트팜 기술 확산 위한 혁신 융합 구축 필수

KIST SFS 융합연구단 노주원 단장은 “기술확산을 위한 혁신적 융합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팜 기술개발 현황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기반 농업에 대해 KIST SFS 융합연구단 노주원 단장이 발제를 이어갔다. 노 단장은 미래 식량, 에너지 위기 시 농산물, 바이오 소재 및 생산성 증대 신규 서비스 사업성이 증대되고 바이오 ICT 농업 융합을 통한 신사업 발굴이 활발해지면서 농업은 미래 유망 산업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데이터 기반 농업의 핵심전략인 스마트팜 시장은 2020년까지 3363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한다고 예측된다. 국내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핵심기술 부족, 고가 외산 선호, 연관 산업 취약의 이유로 보급이 저조한 실정이다.

노 단장은 “국내 농업기술의 높은 해외의존도를 데이터기반 농업의 본질적 연구 및 기술혁신으로 해결해 ICT기반 작물품종개발, 스마트팜 재배생산 자동화, 2차산업 연계 고부가가치 제품화 및 편이성과 효율성 증대 IT서비스가 스마트팜의 주요 핵심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설재배에 ICT 기술을 적용해 농가 편이성 및 생산성 증대를 이끄는 재배 시스템인 스마트팜이 수요자 중심, 스마트팜 산업 융합 네트워크를 통한 차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확산을 위한 혁신적 융합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주원 단장이 이어 소개한 혁신적 융합 거버넌스 혁신전략은 △빅데이터 기반 R&D △국가 스마트팜 클러스터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시설 및 생산, 유통, 수출 지우너 인프라 구축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 발전 △스마트팜 전문인력 양성 등이다. 그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농업에 큰 발전을 기대하는 필요충분조건일 뿐 아니라 국가 미래성장 동력이다”라고 말했다.
 

막연한 불안 해소 위한 소통 창구 절실

 농업과학기술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 GMO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를 좌장으로 박갑동 UST 대외협력처 처장, 박순기 경북대학교 교수이자 농촌진흥청 농생명공학연구단 단장, 박태균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이자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유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명예연구원, 이영완 조선일보 과학전문 기자, 차진 듀폰코리아 상무가 패널로 참석해 농업과학기술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 GMO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 방향 등을 활발하게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국가의 정책방향 수립과 제도적인 정비를 촉구하는데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모았다.

토론자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철호 교수, 차진 상무, 박갑동 처장, 박순기 단장, 유장렬 명예연구원, 박태균 대표, 이영완 기자

박갑동 UST 대외협력처 처장은 “농업은 늘 글로벌 이슈이자 국가 어젠다였지만 아직 산학연관농의 역할과 국가의 중장기 발전전략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며 특히 첨단 과학기술과 농업의 발전의 로드맵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GMO작품 개발이,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신육종기술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만 이 기술로 개발된 산물을 GMO 규정에 포함시킬지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이제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산업, 농진청을 비롯한 국공립연구소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중장기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4차산업혁명과 함께 기초원천기술 개발부터 국가전략산업을 거쳐 첨단 산업과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접근을 강조했다.

경북대 박순기 교수 역시 GMO개발을 위한 농업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 정책의 기본방향과 제도적인 정비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한 형질전화 작물을 안정성 평가가 매우 엄격한 GMO 범주에서 제외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LMO 실용화 및 상업화가 느린 우리나라의 경우 짧은 시간 내에 농업생명공학의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러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사회 갈등 막고 윈윈 전략 찾아야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태균 교수는 “연구나 개발을 놓고 과도한 갈등을 빚기 보다는 소비자와 전문가가 함께 위해성 평가에 참여하는 등 윈윈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태균 교수는 “단 한건의 안전성 문제도 일으키지 않은 GM작물 연구를 포기하면 나중에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서 로열티를 주고 비싸게 사와야 할 것”이라 경고하며 식물 질병 퇴치에 기여하고 있는 GM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과거 제초제 저항성 콩 등 생산자를 위한 GM작품이 주를 이뤘다가 최근 건강 기능성을 가진 소비자·수요자 중심의 작물 개발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박 교수는 “연구나 개발을 놓고 과도한 갈등을 빚기보다는 소비자와 전문가가 함께 위해성 평가에 참여하는 등 윈윈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전자가위로 개발된 작물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모두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 유장렬 명예연구원은 “농업생명공학기술의 스케일 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조선일보 이영완 과학전문 기자는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기술과 GMO와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해 새로운 농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GMO논란에서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듯 기술적인 불확실성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과도한 신품종 개발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차원의 중장기 대책 촉구

좌장을 맡은 고려대학교 이철호 명예교수는 “앞으로 과학계는 생명공학의 유용성과 필요성에 해 국민의 동의를 얻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듀폰코리아 차진 상무는 “이종 생물 유래의 유전자를 도입하는 GMO와 달리 gene editing은 이종 생물의 유전자 도입 없이도 작물에 유용한 형질을 부여할 수 있으며 더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하며 다수의 국가에서 정책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우리정부의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좌장을 맡은 고려대학교 이철호 명예교수는 “식량자원으로 20여년간 사용되고 있는 GMO에 대해 국민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GMO의 안전성과 유용성에 대해 노력해야 하며 앞으로 과학계는 생명공학의 유용성과 필요성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얻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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