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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닐' 지자체 직접 수거 추진민간에 미루다 쓰레기 대란으로… 이번 기회에 공공처리 체계 갖춰야

[환경일보]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지자체가 직접 수거에 나선다. 보관을 위해 부족한 공간은 수도권매립지와 한국환경공단 등을 활용하고, 폐비닐을 원료로 사용하는 SRF(고형연료)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폐비닐 문제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을 예고한 것이 작년 7월이고, 수입금지가 시행된 것이 올해 1월부터인데 관계 부처들이 미리 대처하지 못한 측면 있다”며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인 우리나라는 최근 수년간 1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등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고 대책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신속히 수도권 아파트 수거를 정상화하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협력을 통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경기 등 직접 수거 나서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3132개 단지 중 수거가 중단된 1610개 단지를 대상으로 처리대책을 수립해 1262개 단지는 정상적으로 수거되고 있으며, 나머지 348개 단지도 빠른 시일 내 완료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수거중단 지역 8개 시 모두 지자체가 직접 수거할 계획으로, 3개 시(고양·과천·수원)는 정상화됐고, 나머지 지역(김포·용인·화성·군포·오산)도 완료될 예정이다.

반면 인천은 8개 자치구에서 수거 중단 상황이 발생한 후 일부 수거가 재개됐으나 쌓여 있는 물량이 여전히 남은 상태로, 아파트 단지와 업체가 협의 중이다.

기타 부산·대전·울산·충남·전남 등에서도 수거 거부가 발생하거나 예상되면서 각 지자체별로 수거계획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환경부는 수거업체와의 협의가 늦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하남·남양주·청주시 사례처럼 별도의 수거방안(직접·위탁수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거된 폐비닐을 보관하는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해 관할 지역 선별장·재활용 업체 등의 부지와 수도권매립지, 한국환경공단 창고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잔재물 소각비용 인하

재활용 시장 안정화를 위한 긴급조치도 마련된다. 우선 선별업체 지원을 위해 이번 주 안으로 관련법령을 개정해 잔재물 소각처리 비용을 깎아주기로 했다.

최근 가격이 급락한 폐지(130원/㎏→ 90원/㎏)에 대해서는 제지업체와 협의를 통해 지난 9일 적체된 폐지물량을 긴급 매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11일까지 세부 물량 등을 논의해 단계적 매입에 착수한다.

아울러 폐비닐의 주요 재활용 방법인 고형연료(SRF)에 대해서는 환경안전성 담보를 전제로 한 품질기준 위반 시 행정처분 경감, 검사주기 완화방안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하기로 했다.

한편 수거업체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제기된 오염된 비닐, 쓰레기 혼합배출 등 잘못된 분리배출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적정분리 배출 홍보·안내, 현장 모니터링을 6월까지 집중 추진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수거가 거부된 폐비닐이 쌓여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재활용품 시장 개선 가능성 낮아

긴급조치가 시행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격 하락에 따라 수거 거부 상태가 벌어진 만큼,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유사한 사태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재활용업체들이 돈이 되는 품목인 폐지 등을 수거하면서 유가성이 낮은 폐비닐 등을 함께 가져갔지만, 폐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폐비닐 수거를 거부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재활용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폭락한 가격은 별다른 계기가 없는 이상 오르기는커녕 내리막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공공의 영역인 재활용쓰레기 처리 문제를 수거업체 등 지금까지 민간에 떠넘겼기 때문에, 지자체들의 처리 능력은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선별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어 여력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의 경제성 부족 문제는 수십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재질별로 나뉜 재활용공제조합을 환경부 산하 법인으로 묶고 유통지원센터까지 만들었지만 재활용 품목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스티로폼 등은 여전히 관련 기술개발이 늦고 상품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한다.

수거 거부 사태가 계속되면서 서울시와 경기도는 직접 수거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인천시 자치 구들은 수거업체와 아파트 단지와의 협의가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은 아파트 604개 단지 수거를 거부하는 상태다. 자치구별로 복안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이나 경기도와 달리 협의가 안 됐을 때 대책을 제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폐비닐 처리를 위한 필름류 포장재에 대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강화와 함께 근본적으로는 공공의 영역에서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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