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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일몰제 임박, 정부는 시늉만우선관리지역 30% 선정, 이자 50% 지원… 생색뿐인 대책
지자체 난개발 빌미될 수 있어… 국유지 우선 지정 필요

[환경일보] 2020년 7월이면 도시공원 일몰제가 적용되면서 397㎢ 면적의 공원이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공원의 7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는 사유지를 공원으로 지정하고 보상 없이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20년 7월에는 공원을 비롯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해제되면서, 전국 1만9000여개 도시공원이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 결정 이후 주민의 재산권 보호라는 측면을 고려해, 지자체에서 도시계획 결정 후 20년간 사업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결정 효력이 상실(2000년 구 도시계획법 개정)되도록 했지만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는 흐지부지 방치했고, 중앙정부 역시 지자체 업무라는 이유로 외면했다.

2020년 7월 전체 실효 대상 도시계획시설은 703㎢, 그중 공원은 397㎢로, 지자체 재정여건 및 실효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모든 시설의 집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조성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가칭 우선관리지역)을 선별해 집행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703㎢ 1만9000개 도시공원 효력 상실

미집행 공원이지만 실제로 주민이 공원처럼 이용하고 있어 실효될 경우 주민이용이 제한되고,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을 우선관리지역으로 선정하고, 실효가 불가피한 지역에 대해서는 부작용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를 병행한다는 것이다. 우선관리지역 면적은 2020년 실효대상 공원(397㎢)의 30%가량인 116㎢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지자체 이자 지원이다. 지자체가 공원 조성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에 대해 발행 시부터 5년간 이자의 최대 50%를 지원(최대 7200억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요구한 50%의 국고보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같은 도시계획시설인 도로의 경우 50%, 포화개발로 추가 수요가 거의 없는 댐의 경우 지역에서 요청하면 90%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광역지자체인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과도 비교가 된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도시공원의 83%인 여의도 33배 면적(116개 공원 95.6㎢)의 실효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통한 사유지 우선 보상 ▷공원시설과 공원구역의 통합 관리 ▷구역 전환 시 재산세 50%감면 혜택 유지 등 서울시 차원의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보상비 50% 국비 지원 ▷실효 대상의 국‧공유지 제외 ▷토지소유자 재산세 감면을 중앙 정부에 요청했으며 시민, 전문가와 함께 도시공원을 지켜 나가기 위한 사회적 인식과 시민트러스트 운동 전개 등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국공유지 실효배제와 지방세 및 상속세 감면 등 적극적인 공원일몰제 정책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시, 1조6000억 투자 계획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유지 매입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가 미지수고, 임차공원제도의 핵심인 상속세 40% 감면 역시 빠져 있어 보조적인 수단만 내놓았다는 지적이다.

사유지 매입대금의 절반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채 이자 50%만 지원하는 조건하에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된 30%의 사유지를 모두 매입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환경운동연합은 “30%의 우선관리지역 중에도 재원의 한계로 해제가 불가피한 지역에 대해서는 성장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조각개발 등을 통한 편법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대책이어서 지자체의 낮은 환경의식을 생각할 때 실효성이 발휘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간공원특례제도 역시 잡음이 많다. 민간공원특례제도는 부지의 30%를 개발하고 나머지 70%를 공원으로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는 30%의 개발로 높은 수익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고층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게 되고, 결국 난개발과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인 맹지연 박사는 “재원 부족으로 해제가 불가피한 지역에 대해서는 성장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한다고 하지만 조각개발 등을 통한 편법개발이 가능하다”며 “해제를 빌미로 개발압력이 높은 지역은 이미 기획부동산이 개입해 상당 부분의 토지를 매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난개발이 우려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제되는 국공유지 26%를 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도 있다. 해제가 예정된 공원 내 국·공유지 규모가 우선관리지역에 버금가는 26%에 이르는 만큼 해제 후 재지정이 실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국공유지를 자연공원구역 대상 1순위로 삼고, 파편화된 국공유지 역시 인근의 공원부지를 연결해 우선대상지로 선정은 물론 도로에 인접한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난개발 방지대책의 수립에도 쉽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무엇보다 국공유지조차 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 사유지에 대한 도시자연공원구역지정을 통한 공원기능 존치는 불가하다”고 비판했다.

우선관리지역 주요사항 및 활용전략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지역특성에 맞는 개별대책 필요

반면 지역 특성에 맞는 개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립대 정석 교수는 “공원의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도시공원 일몰제는 구체적 예산이나 계획 없이 공원으로 남겨두는 것에 대한 재검토 측면이 있다”며 “도시계획상 공원부지들은 저마다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지정된 곳 모두를 공원으로 지키자는 것도 강박일 수 있다. 한 건 한 건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았어도 다른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녹지들이 있다. 이런 녹지들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며 “모든 공원을 동일한 잣대나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고 공원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여건에 따라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의 관심 부족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최희선 박사는 “지방사무로 규정된 공원녹지 정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부족했다”며 “아울러 지자체에 따라서는 일몰제가 오히려 경제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거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지자체 차원의 예산 배정이나 대안 모색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도시계획시설로서의 공원녹지는 여전히 경관적 가치에만 중점을 두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 재난, 미세먼지, 환경정의 등을 비롯해 다양한 가치와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며 “공원녹지 유형의 재설정, 입지, 관련부처 협업정책 등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공원정책의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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