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마리 산란 준비 중인 국내 최대 괭이갈매기 번식
철새 중간 기착지 복원사업 통해 철새 휴식처로 변신

[환경일보] 5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사는 것으로 유명한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가 ‘철새 중간 기착지 복원 사업’을 통해 철새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권경업)은 현재 홍도에서 번식 시기를 맞아 약 5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산란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통영에서 약 50.5㎞ 떨어진 홍도는 면적이 9만8380㎡, 해발고도가 113m인 무인도다. 괭이갈매기 집단 번식지로 지난 2000년에 환경부 특정도서 제27호로 지정됐다.

홍도로 향하는 도중 괭이갈매기들이 어선의 뒤를 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김경태 기자>

홍도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오가는 작은 철새들의 주요 중간 기착지로 생태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매의 서식지로 특별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2002년에는 홍도 등대 관리 숙소가 철거되면서 괭이갈매기 개체수가 늘어나 철새들의 기착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해짐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4년부터 ‘홍도 철새 중간 기착지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도 철새 중간 기착지 복원사업’은 철새들이 괭이갈매기의 간섭없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횃대와 관목림, 대나무 덤불 등으로 쉼터를 만들고 쉽게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물웅덩이를 설치한 사업이다.

홍도 철새 중간 기착지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이러한 노력으로 2014년 흑두루미, 노랑배진박새, 붉은부리찌르레기 등 3종의 철새가 새로 발견됐고, 2017년 기준으로 총 154종의 조류가 발견됐다.

한국조류목록(한국조류학회, 2009)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조류는 총 518종이며, 홍도에는 이중 30%인 154종의 조류가 방문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양국립공원의 핵심 생태축인 도서 지역의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홍도를 포함한 특별보호구역을 관찰(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2015년부터 인근 무인도에 멸종위기 야생식물 Ⅰ급 풍란 500개체를 이식하는 등 멸종위기종 복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이수식 동부사무소장은 “올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라며 “한려해상의 홍도 등 섬 생태계의 자연자원 보전‧관리를 통해 최고의 가치를 지닌 해상국립공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홍도에는 갈매기 5만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고양이 울음소리와 닮아 ‘괭이갈매기’

괭이갈매기는 우리나라 해안이나 도서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텃새로 울음소리가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괭이(고양이)갈매기라고 불린다.

형태는 몸은 희고 등은 짙은 회색이며 노란 부리와 다리를 갖는 몸길이 46㎝, 몸무게 450~600g 정도의 갈매기과 조류이다.

꼬리 끝에 검은 색의 띠가 있어 영어이름으로는 Black-tailed gull이라고 불린다. 수컷이 약간 크지만 암컷과 동일한 체색을 가지고 있어 구별이 어렵다.

번식기인 4월에서 8월까지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서 1~3개의 알을 낳아 한 달가량 품으면 새끼가 태어난다.

번식이 끝난 이후에는 다음 번식시기 전까지 해안이나 하구, 바다 등지에서 생활한다. 먹이는 주로 멸치 등 어류를 주식으로 하고 새우나 오징어도 먹는다.

국내 주요 괭이갈매기 번식지는 홍도와 난도 이외에 서해안에는 전남 영광군 칠산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신도와 서만도, 동해안에는 경북 울릉군 독도 등이 있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괭이(고양이)갈매기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괭이갈매기들은 번식기(4~8월)에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서 집단으로 모여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홍도에는 국립공원연구원이 2011년부터 타임랩스카메라를 설치한 후 번식지에 괭이갈매기들이 도래하는 시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홍도 괭이갈매기 번식지에는 각각 번식지의 다른 곳을 촬영하는 타임랩스카메라가 설치됐는데 시간마다 1장의 사진을 자동으로 촬영한다.

촬영된 번식지 사진을 통해 괭이갈매기가 번식지에 도착해 머물러 있는지 사람이 매일 섬에 들어가지 않고도 번식지 도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어류를 주된 먹이로 하는 최상위포식자인 괭이갈매기의 경우 먹이가 가장 풍부한 시기에 새끼를 키우기 위해 번식을 시작하게 되므로 번식시기의 변화를 살펴보면 도서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

어류를 주된 먹이로 하는 괭이갈매기는 최상위포식자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한편 홍도는 과거 150종 이상의 철새들이 이용하던 한국과 일본 사이의 중요한 중간기착지다. 과거 섬 상단부 등대 관리사 주변에 철새들이 기착했는데, 무인등대 전환에 의한 관리사 철거로 괭이갈매기 번식 영역이 확대됐다.

갈매기들이 영역 방어를 위해 둥지주변에 앉은 철새를 공격하면서 다치거나 사망하는 철새가 늘었고 이로 인해 철새중간기착지 역할을 잃었다.

홍도에 기착하지 못하고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철새들의 체력 고갈로 인한 탈진 등 번식생태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커졌고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새 중간 기착지 복원사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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