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의원이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산재 입증 용도로 신청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신 의원은 “제3자 공개를 거론하며 산업기술 뒤로 숨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이하 보고서)가 산업재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증거자료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대전고법은 삼성전자의 보고서가 ‘기업의 경영 또는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사업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과 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라며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그렇게 보고서가 공개된 후 산재신청 노동자는 산재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대법원도 ‘재해자가 발병 원인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지만 관련 정보를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회사 측에 잘못이 있다’며 재해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회사 측의 책임을 물어 산재를 인정했다.

삼성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7년 동안이나 지속된 소송은 정보공개 거부를 재해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받아들인 대법원의 판결 뒤에야 가까스로 산재판정을 받고 마무리됐다.

현행 법령에서 산재 입증책임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있지만 필요한 증거를 조사할 수 있는 수사권이 없다.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법원의 명령마저 거부한 채 시간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재해자와 유가족이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으나 삼성의 공개 거부로 문제가 된 사업장은 삼성전자 기흥·화성·온양·구미 사업장, 삼성SDI 천안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 모두 5곳이다.

신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와 유족이 요청한 보고서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은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