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해외기지 재배 성공사례 확대 되도록 힘 합쳐야

기후변화시대 선진국과 개도국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은 식량(F)과 에너지(E), 물(W)을 꼽는다.

영문 이니셜을 붙여 ‘FEW’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다 환경(E)과 자원(R)을 더한 ‘FEWER’를 통합 관리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 없이 식량을 생산할 수 없고, 에너지 없이 물을 관리할 수 없다. 기본적인 환경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자원은 인류가 생산 활동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속가능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고갈되고 환경도 파괴시킨다.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인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FEWER’의 통합적 사고와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 2050년 세계 인구 97억 명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열대 토지이용 농지확대 중지, 농지의 생산성 향상, 비료와 물의 사용효율 제고, 1인당 육류소비량 저감, 식량 생산 및 유통과정상 폐기량 최소화 등은 눈앞에 닥친 도전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고구마재배에 특히 기대를 건다. 고구마는 기후변화시대 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부족한 식량문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건조하고 척박한 토양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토양유실이 적어 홍수나 태풍 등 재해에도 강하다. 한국과 중국, 유라시아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구마 해외기지는 바이오소재 확보를 통한 국가생명산업 육성, 해외 합자회사 설립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해당 국가와 상생발전을 통한 외교력 증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 해외조달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기후변화·사막화방지 등 UN 3대 환경협약 이행에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또한, 고구마는 서리가 내리지 않은 기간이 4개월 이상이면 위도가 높을수록 수확량이 많아 같은 조건이라면 남한보다 북한, 북한보다 중국 연변지역이 수확량이 높다.

북한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해 적정기술로 재배하면 ha당 12톤에서 20톤 이상으로 증산도 가능해 북한 식량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기지를 개척할 때 농업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토목, 건축, IoT, 에너지, 환경 등을 묶는 패키지 사업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도전을 범부처 사업으로 확대하고 자금, 지식, 기술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권위있는 단체들이 농업혁신정책 대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길 기대한다.

대통령직속 위원회를 설립해 국가 농업 중장기 R&D 로드맵을 구축하고, 식량안보 관련법도 제정토록 촉구해야 한다. 농업은 모든 과학기술분야와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는 큰 시장이지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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