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 탄 7종의 채소류 ‘싱싱’… 가격 경쟁력 향상 기대

선박으로 엽채류와 과채류 혼합 수출

[환경일보] 강다정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쉽게 시드는 엽채류와 저온장해 발생이 쉬운 과채류의 수출용 수확후관리 기술을 확립해 싱가포르까지 선박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한국산 채소를 보다 싱싱한 상태로 맛볼 수 있게 됐다. 수출 품목은 싱가포르에서 수요가 많은 엽‧과채류 7종, 총 1.2톤으로 상추, 시금치, 깻잎, 얼갈이배추, 열무와 풋고추, 애호박 등이다.

기존에는 한 가지 품목의 수송 최적 온도를 적용해 수출해왔다. 이 때문에 여러 품목의 엽채류와 과채류를 혼합 수송할 경우 쉽게 부패하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져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선박 수출이 어려웠다.

이번 수출은 수확한 뒤 예비 냉장을 거쳐 수송할 엽‧과채류 7종의 특성에 맞춰 컨테이너 온도를 3℃에 맞추고 환기구를 1/5만 개폐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또, 각 품목에 맞춰 포장 방법도 달리했다. 3월 28일 수확해 4월 1일 싱가포르로 수출한 뒤 4월 11일부터 4일 간 현지 유통을 했다. 수확후관리 기술을 적용한 채소는 수확 17일 후까지 모두 신선한 상태로 판매됐다.   

기존 방식대로 상자 포장한 상추는 20%∼30% 정도 물러졌으나, 개선한 기술을 적용하자 싱가포르에 도착해서도 물러짐이 없었다. 시금치, 얼갈이배추, 열무, 풋고추와 애호박도 신선도를 유지했다.  특히, 깻잎은 저온에 민감해 기존 방식에서는 현지에서 60% 이상 꼭지 색이 변했고, 15%는 잎에 검은 반점이 생겼다. 그러나 개선한 기술로는 꼭지 변색이 10%만 나타났고, 저온장해는 없었다.

이번 수출 시 적용한 대표적인 개발 기술은 풋고추가 진녹색을 띠고 단단해지는 시기에 거둬 저온장해를 막는 식물휘발성 물질(Methyl Jasmonate) 처리를 해 내포장 필름으로 포장, 애호박은 100㎛ 필름으로 소포장 한 뒤 상자에 넣고 보온을 위해 알루미늄 필름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다.    

상품 가치를 유지한 채 엽채류와 과채류를 함께 선박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중‧장거리인 싱가포르에도 선박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물류비도 항공 수출의 1/6 수준이어서 한국산 채소류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아울러, 선박 수출 시 큰 고민이었던 컨테이너를 다 채우지 못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한국산 채소류에 대한 해외 시장의 수요에도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출은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와 금산 만인산농협이 함께했다. 

싱가포르의 농산물 수입 관계자와 소비자들도 현지에 유통한 엽채류와 과채류의 신선도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가격 부담이 낮은 강점을 살려 알타리무와 쌈배추, 오이, 가지 등도 수출되길 희망했다. 교민들도 해외에서 우리 입맛과 정서에 맞는 채소를 쉽게 구할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 한국 농산물의 수출길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지강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여러 품목의 농산물이 한 번에 선박으로 수출되길 바라는 요구가 점차 늘고 있다.”라며 “선도 유지 기술과 수송 조건을 보급해 신선 농산물의 수출 확대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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