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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재활용 시스템 구축 및 제품 재질개선 시급과총, 재활용 쓰레기 사태 긴급토론회 개최

[한국과학기술회관=환경일보] 김은교 기자 = 얼마 전, 일부 지역 내 재활용 폐기물 수거 거부 논란으로 국민 혼란이 초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내 재활용 폐기물의 수거 및 처리에 큰 불편이 야기됐기 때문이다. 국민 생활에 불편을 양산하고 있는 폐기물 이슈 관련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 이하 과총)는 지난 2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신용현·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과 함께 ‘제3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했다.

‘재활용 쓰레기 사태 긴급토론회_과학기술적 해법을 모색한다(Ⅰ)’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폐기물 사태 이후 수립 중인 정부 종합대책 내 의견 반영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 2017년 7월, 중국 국무원 판공청이 ‘외국 쓰레기 반입 금지와 고형 폐기물 수입 관리 개혁 실시 방안’을 발표하며 2018년 1월1일부터 외국 쓰레기 반입 전면 금지를 시행했다.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절반을 수입하던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 세계 각국 재활용 폐기물 처리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이 핀란드의 100배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스틱 소비국이다.

국내 재활용 업계 역시 재활용 폐기물의 수출 판로가 막히고 가치가 급락하자, 폐비닐 등의 수거를 거부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폐기물 수거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종전대로 폐비닐의 수거·처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재활용품 수거·처리 시스템의 한계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여전히 수거를 거부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문제의 본질적 해결방안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
축사를하고 있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사말을 하고 있는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

3R과 과학기술적 접근, 동시에 이뤄져야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재활용 폐기물 대란이 중국에 의해 촉발되긴 했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심각하게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중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수립 내용에 현장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김 회장은 재활용 폐기물의 ‘3R, ▷감량화(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ing)’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쓰레기의 양을 줄여나감과 동시에 과학기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지름 5㎜ 이하의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예로 들며 생활 속 건강‧안전 분야에까지 침투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포럼의 발제는 ‘폐비닐 수거 대란 현장 목소리와 진단’에 대해 얘기한 최주섭 한국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과 ‘폐기물 재활용 시장과 공공부문의 역할’에 대해 전한 유기영 서울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이 맡았다.

최주섭 한국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수거 거부, 주민 혼란 및 경제적 부담 높일 것

최주섭 원장은 최근 발생한 재활용 업계의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류 수거 거부’ 현상의 원인을 다양하게 진단했다.

먼저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금지로 인한 페트(PET) 파쇄품 등의 최종 수요 감축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고형연료의 품질관리 지도감독 강화로 인해 고형연료 생산과 사용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물질이 혼입된 폐기물을 배출해 재생원료의 질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재활용 분야에 대한 시민의식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덧붙여 매립‧소각 처분부담금의 신설로 인해 선별 후 잔재물 처리비가 추가 부담되고 있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최 원장은 이와 같은 재활용품 수거 거부가 다양한 사회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장재 수거 거부에 따른 주민 혼란 초래 뿐 아니라 배출자의 종량제 봉투의 비용 부담 증가도 불만의 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또한 폐기물 소각 시 대기오염‧매립 증가로 인해 매립지 수명이 단축될 우려도 있으며 자원순환기본법 효과의 회의론도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기영 서울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

폐기물 재활용 수단인 SRF의 규제 강화도 원인

이어진 두 번째 발제를 통해 유기영 연구원은 공동주택의 수거를 담당하던 민간재활용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거 지체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동주택을 포함한 대형 배출원의 재활용품은 민간재활용업자와의 단가 계약을 통해 일괄 수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부 품목 판매를 통해 남은 수익으로 저가치 재활용품도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재활용품 수입금지로 수거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유 연구원은 재활용품 적체의 또 다른 원인으로 ‘폐기물 고형연료(SRF)’의 규제 강화를 꼽았다. 과거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로 적극 육성했던 고형연료가 미세먼지 배출오염원으로 지목되면서 발전 사업자의 고형연료 사용량이 감소한 것이다.

고형연료 제조는 플라스틱‧필름류 등의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수요처마저 제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원장은 재활용품 수거 적체 해소를 위한 각계의 요구사항을 소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수거‧선별 업계에서는 ▷적정 분리배출을 위한 정부‧지자체 차원의 홍보 강화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지원금 쿼터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재활용 업계는 ▷플라스틱 제품 재질 구조 개선 ▷재활용 제품 수요 확대 ▷잔재물 처리비용 저감 ▷EPR 지원금 상향 ▷SRF 규제 완화에 한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 측에서는 지자체 직접 수거 시 처리 방안이 부재하므로 정부가 재활용 수거-처리업체간 수익성 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발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좌장을 맡은 김명자 과총 회장과 강필주 미주자원 대표,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 김동섭 한국포장재활용사업공제조합 연구소 본부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안소연 금호자원 대표, 안윤주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양태구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사무국장,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 최지선 로앤사이언스 변호사, 한준석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공동대표, 현재혁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홍미나 소비자시민모임 연구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폐기물 수거 거부 사태 이후 수립 중인 정부 종합대책 내 의견 반영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국형 재활용 시스템’ 구축 시급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는 폐기물이 자원이 되려면 배출된 폐기물에 이물질이 없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혼입된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한국형 재활용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현재 선진국의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나 유럽의 폐기물 유통 환경과 국내의 폐기물 유통 환경이 다르므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관련 기술이 또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플라스틱 제품의 감축 노력 및 플라스틱세 도입 검토 등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내놓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 역시 국가 차원의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 주기 관련 물질 흐름 분석, 플라스틱 목표관리제 도입 등 중장기적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이해관계자 간 상호 노력의 일환으로, 산업계가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재생 가능 원료를 통해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한 캠페인을 확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품 재질 개선으로 폐기물 재활용 비율 강화

김동섭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연구소 본부장은 현 사태를 5개 주체별로 문제점을 나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먼저 마케팅 효과를 위해 제품에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어 분리 재활용이 수월하지 않다는 생산 단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재활용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투자 지원을 통해 재활용하기 힘든 폐기물까지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분리배출에 소홀한 국내 현황을 지적하기도 한 김 본부장은 이와 반대로 배출자들의 분리배출 필요도가 너무 심해진 현 상황 역시 재활용 폐기물 수거 거부 대란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끝으로 해당 문제 관련 정부 및 지자체 대응이 너무 늦어진 점도 지적했다.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이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무단투기 또는 미처리 플라스틱 발생이 심화돼 환경오염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플라스틱의 역습’이라고도 불리우는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검출 빈도가 매우 높아, 우리 모두가 미세플라스틱을 알고도 먹어야하는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플라스틱 공해를 멈추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이 단순 고형물이 아닌 오염물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래야만 플라스틱 폐기물 관련 연구‧모니터링 자료가 다양하게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 현장

정부 지원 강화 및 기술 개발 동시 시행돼야

안윤주 건국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이번 수거 거부 대란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나 마찬가지였으며 향후 폐기물 전 분야로 확장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 교수는 이와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제도적 해결방안 외에 기술개발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 관련 예산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차원에서 가장 먼저 개발돼야 하는 기술로 ‘수거’ 기술을 꼽은 안 교수는 원인별 또는 용도별 재활용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배출자 입장에서의 의견도 더해졌다. 홍미나 소비자시민모임 연구부장은 생산-유통-소비-재활용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홍 부장은 이번 대란은 지난 정부 당시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관성있는 환경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한 탓에 국민 신뢰가 하락했다는 것이 입증된 결과라고 정의했다.

또한 소비자 차원에서 청결하고 철저한 분리수거를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포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홍 부장은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활용 시스템 및 환경 행정이 국민 신뢰감으로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김은교 기자  kek1103@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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