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최우선 요건 ‘화목한 가정’ 꼽지만 현실은 공부가 먼저

우리나라 아동 평균 생활시간 <자료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환경일보] 강재원 기자 = 우리나라 아이들이 하루 중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3분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화목한 가정’을 행복의 최우선으로 고른 것과 견주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아동복지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571명을 대상으로 '아동행복생활시간'을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아이들의 하루 일과와 생활방식을 측정한 이번 조사는 시간 순서에 따라 활동, 빈도, 지속여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타임다이어리(time-diary)’ 방식이 활용됐다. 참여아이들이 10분 간격으로 설계된 시간일지에 자신이 한 행동을 3일 동안 직접 기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평일 하루 활동 비율은 수면(32.4%), 학교생활(23%), 공부(13.2%), 식사∙위생(8.7%) 순으로 기본 생활 및 공부 시간이 77.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중 13분(0.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들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행복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화목한 가정’을 꼽은 응답자가 25.7%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돈(19.3%), 자유(13%), 건강(11%)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소 행복을 느끼는 장소’로는 38%의 아이들이 ‘집’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친구와 만남장소(25%), 학교(13%), 혼자 있는 곳(1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행복을 위한 최우선 요건으로 가족을 꼽으면서도, 막상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심각하게 부족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비교연구 결과에서도 한국의 아아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모들이 미취학 아동 자녀와 보내는 시간은 하루 48분 정도였다. OECD 국가 평균인 150분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아버지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에 불과했다. 또한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아이와 매일 대화를 나눈다고 응답한 비율은 53.7%로 OECD 국가 평균이 70%인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은 ”아동들이 하루를 어떤 형태로 보내고 있는지 생활 방식을 분석한 결과 가족과 함께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변화와 제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오는 5월 개최될 예정인 제15차 아동복지포럼에서 본 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학계 전문가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국내 아동들의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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