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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환경부 여전히 소극적5341명 피해 신고했지만 470명만 구제대상 인정, 8.8%에 불과

[환경일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소위원회가 지난 3일 환경부 공무원들과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환경부의 가습기 살균제 처리 대책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피해자 판정에 소극적이고, 잘못된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며 인정 질환 지연, 기업으로부터 징수한 구제 기금을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조위는 보고를 통해 “정부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처음으로 알려진 이후 7년간 폐 손상, 태아피해, 천식 등 3가지 질환만 인정했고, 이마저도 판정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 2014년 3월11일부터 2018년 4월20일까지 총 5341명의 신고자들에 대한 건강피해 관련성을 판정했지만, 8.8%에 불과한 470명만을 구제대상 피해자로 인정했다. 판정자 10명 중 1명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체계 <자료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부, 허위로 보도자료 배포

피해인정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계정운용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안종주 특조위 위원은 환경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은 “2017년 12월28일자 환경부 보도 자료에 의하면 ‘소아 간질성 폐질환’의 구제계정운용위원회 지원방안 권고 결정이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건강피해 인정기준 검토위원회’의 검토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라고 밝혔다.

그는 “허위사실을 근거로 소아간질성폐질환을 정부피해구제 대상이 아닌 구제계정대상으로 하겠다는 결정은 원천무효이며 검토위원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보도자료를 낸 환경부 안세창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지적사항을 인정하며 “당시 해당 과장을 맡은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들에게 빨리 기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고 장차관 보고 후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안 위원은 “환경부 보도자료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정 보도 자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 위원은 또한 “환경부는 천식과 관련해서도 처음부터 인정질환이 아닌 구제기금으로 하려는 시도를 했었고, 소아 간질성 폐질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환경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비판했다.

구제기금 1250억 걷어 35억만 지급

이날 참고인으로 나온 환경부 안세창 환경보건정책과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추진현황을 보고하면서, 2017년 8월9일부터 시행 중인 피해구제법에 의거해 가해기업 18개사로부터 1250억원을 징수해 35억원을 폐질환3·4단계 피해자등 123명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예용 가습기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피해 신고자가 6000명이 넘고 이중 사망자가 1300명을 넘는 심각한 상황인데, 정부의 판정에서 불인정자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조성한 기금의 2.8%인 35억원만 지급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제대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와 전혀 다른 결과”라고 비판했다.

최 소위원장은 “소아와 성인 간질성 폐질환과 독성간염 등 현재 검토되고 있는 관련성질환 대부분을 인정질환으로 받아들이고, 구제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기업으로부터 걷은 구제계정 기금을 속히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상범 위원(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이 의학적, 독성학적 관련성의 입증근거를 찾는데 집중했지만 한계가 컸다”며 “환경부가 이제부터라도 사회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위와 검찰이 면죄부 줬다"

이날 특조위 회의를 참관한 피해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며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박근혜 정부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피해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김종우씨는 “공정위와 검찰이 판매업체가 리콜의사를 밝힌 때부터 공소시료를 계산해 애경과 SK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정부와 기업의 발표를 알지 못해 2016년까지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 살균제를 사용해 아이들과 함께 피해를 입었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피해자들은 또한 “공정위 조사관이 2017년 10월31일에 한 판매점 바닥에서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 2개를 발견한 사실을 근거로 공정위가 추가로 애경과 SK를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애경 가습기 메이트와 같은 CMIT/MIT 살균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 중 8명이 정부의 폐 손상 판정 1·2단계가 나왔다며 이를 근거로 제조사를 상해죄로 형사처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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