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김천까지 이동, 현재도 거창 방면으로 북진 중

[환경일보] 환경부(장관 김은경)는 지난 5월5일 새벽 대전통영간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났던 야생동물의 정체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유전자 분석 등으로 확인한 결과, 지난해 김천 수도산까지 2차례 이동했던 반달가슴곰 KM53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M53은 지리산 북동부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과 충돌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에서 생초나들목 방향으로 운행하던 고속버스 기사 양씨는 지난 5월5일 새벽 4시경 곰으로 보이는 야생동물과 충돌했다는 내용을 지리산 국립공원사무소에 당일 오후 제보했다.

지리산을 벗어난 반달가슴곰은 좌측 앞다리가 다소 불편해 보이는 보행 자세를 취한 것 외에는 외상, 혈흔 등 부상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해 포착된 KM23, 사진제공=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 중인 KM53의 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충돌한 고속버스에 묻은 털과 배설물의 유전자를 분석해 사고가 났던 야생동물을 KM53으로 최종 확인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KM53의 이동경로를 따라 현장 추적하던 중에 이번 사고 제보를 접수받았으며, 즉시 경남 함양군·산청군 경계에 위치한 태봉산에 머물고 있는 KM53의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 수의사가 KM53과 20m 거리까지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좌측 앞다리가 다소 불편해 보이는 보행 자세를 취한 것 외에는 외상, 혈흔 등 부상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KM53이 현재 지리산에서 북동쪽으로 20㎞ 이상 떨어진 태봉산에서 활동하다가 거창 방향으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동이 계속될 경우, 지난해처럼 거창을 지나 김천 방면으로의 이동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다만 환경부는 이번 사고 제보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KM53이 육안 상 양호해 보이더라도 골절 여부 등 건강상태를 확인해,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가능하면 현장에서 치료하고, 이동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관찰(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지난해 지리산을 벗어나 김천으로 이동한 KM23의 이동경로 <자료제공=환경부>

환경부 홍정기 자연환경정책실장은 “당장은 사고지점 등 곰의 도로횡단이 예상되는 지역부터 안내표지판 설치를 추진하겠다”면서 “이번 KM53 사고를 교훈삼아 야생동물들이 안전하게 오가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생태통로 연결 등 단절된 생태계의 회복과 생태축 복원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KM53의 이동은 반달가슴곰 야생개체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산의 과정으로 보고, 지리산으로의 회수와 같은 인위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과 주민의 안전한 공존을 목표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기로 하고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 구성 및 공존선언식’을 지난 5월4일 가진 바 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KM53 이동예상 경로인 함양군, 산청군, 거창군, 김천시를 중심으로 ‘반달가슴곰 권역별 공존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이동경로 정보 공유, 곰 출현 현수막 설치, 곰과 조우 시 행동요령 전파, 올무․덫 등 위협요인 제거 등 공존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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