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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소비자 기본권 명시해야”‘소비자 측면에서 본 헌법개정안’ 토론회 개최
‘소비자 측면에서 본 헌법개정안’ 토론회가 지난 15일 열렸다.

[환경일보] 강재원 기자 = 대한민국 제6공화국 헌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흘렀다. 시대는 변했고, 이에 걸맞은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높다. 그 가운데 하나로, 헌법에 ‘소비자 기본권’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광수 국회의원(전북 전주시 갑, 민주평화당)과 한국헌법학회, 한국소비자법학회,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소비자 측면에서 본 헌법개정안’ 토론회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소비생활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며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헌법상 ‘소비자 기본권’을 명시해 포괄적인 소비자운동 등을 국가가 보장할 수 있도록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국회의원(전북 전주시 갑, 민주평화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제9장 경제 부분)에선 ‘국가는 건전한 소비행위를 계도하고 생산품의 품질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운동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문현 한국헌법학회 회장은 “(현행 헌법은) 소비자의 권익문제를 단지 소비자보호운동 차원에서 규정하고 있을 뿐 소비자의 권리보장 차원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권리 개헌, 두 가지 쟁점

소비자의 권리 확대를 위한 개헌에는 현재 두 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통령안‧자문위안 비교표

첫째는 2017년 국회에 설치된 ‘헌법개정 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에서 제안한 것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사회적 기본권’ 부분에 포함시켰다.

둘째는 2018년 3월 국회에 제출된 대통령 안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되 현행 그대로 ‘경제’ 부분에 뒀다.

이와 관련해 맹수석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의 권리를 자문위안과 같이 변경해 명실상부한 기본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맹 교수는 “오늘날 대기업의 시장지배적 경향으로 소비자는 더 이상 경제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소비행위를 하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헌법에 소비자의 권리를 구체적인 유형으로 규정해 소비자들이 그 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웅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의도를 좋게 해석하면 소비자의 권리의 내용을 구체화하려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이렇게 수정된 결과 소비자의 권리는 과연 헌법상 기본권인가 하는 의문을 남기게 된다”고 밝혔다.

변 위원장은 이어서 “어렵게 얻은 헌법 개정 기회에 일부 문구를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소비자 권리를 규정해야 한다”고 맹 교수와 같은 의견을 전했다.

토론회 전경

토론과 설득으로 합의 이끌어 내야

한편에선 두 안 모두 설득력이 있다는 입장도 있었다.

배병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보호 조항을 헌법과 법률로 갖추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스페인, 포르투칼, 멕시코 등이고, 헌법에 소비자보호 규정이 없는 나라도 적지 않다”며 “규정이 없어도 소비자보호법이 필요에 의해 법률로 제정된다”고 말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헌법에 소비자의 권리 규정이 없어도 연방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보호국이 활동하며 기업을 감시한다. 동시에 막대한 위자료 산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갖고 있다.

배 교수는 “자문위 안과 대통령 안 모두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며 “두 조항의 기능을 보는 시각 차이가 나기 때문에 토론과 설득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개헌에 대한 국회 역할···의문

과연 개헌 자체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공동대표는 “국회에서 1년 넘게 개헌문제를 논의했음에도 공식적인 안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일하게 조문으로 나와 있는 공식 안은 대통령 안 밖에 없다”며 “대통령 안에 대한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국민투표가 물 건너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개헌이 될 수 있는가가 문제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고, 일각에선 2020년 총선과 동시에 하거나 혹은 이후에 하자고 말하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는 상황 속에서 개헌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 대표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를 개헌이 가능한 시기라고 본다. 소비자의 권리를 기본권 장에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개헌 자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사회에서 힘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재원 기자  Re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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