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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 북한 산림 황폐화 심각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수출, 연료용으로 벌채
10년간 홍수로만 최소 1500여명 목숨 잃어

[환경일보] 북한 접경지역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자료를 공개한 녹색연합은 한반도 차원의 지속가능한 산림복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2006년부터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 이북의 북한 산림 황폐화 실상을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DMZ를 접하는 북한 9개 지역 전체에 걸친 산림 황폐화 자료다.

지금까지 북한 산림황폐화에 대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한 수치 자료는 있었으나 실제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두 곳이 아닌 한반도 허리의 북한지역을 서쪽에서 동쪽까지 파악한 산림실태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개성시 주변의 산자락은 모두 민둥산이다. <사진제공=녹색연합>

나무도, 숲도 없는 ‘개성’

북한 산림 황폐화는 서부전선 DMZ의 시작부터 확인된다. DMZ가 시작되는 파주 임진강 맞은편 북한 지역(개성특급시)은 나무도 숲도 없다.

이곳부터 북방한계선 이북지역을 따라 곳곳에 산림 황폐화 실상이 확인된다. 개성시에서 일대의 수계가 모여 흐르는 사천강 주변의 여니산, 군장산, 천덕산은 모두 민둥산이다. 산자락 아래 마을 주변에는 다락밭을 조성한 모습이 보인다.

개성공단 주변 산지도 마찬가지다. 북방한계선 뒤쪽의 산지는 북쪽으로 개성공단 주변까지 웬만한 산은 나무와 숲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초지나 잡초밭으로 이루어진 산비탈만 남은 모습이다. 북측 DMZ마을인 기정동 주변의 북쪽 지역의 산지들도 황폐화된 것은 마찬가지다.

임진강 하류지역에서 본 북한지역(황해북도 개풍군)도 산림 황폐화가 뚜렷하다. 파주에서 보이는 개풍군 전체가 수목의 볼모지대로 변해 있다.

평강군 서방산 자락, 헐벗은 산림의 모습이 확인된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산림은 없고 다락밭 흔적만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군의 산림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천군 백학면 고랑포리부터 사미천 본류를 지나서 승전OP에 이르는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 이북 지역 전체가 초지로 변해 있다.

북측 북방한계선 뒤쪽 산지로 넘어가도 숲은 보이지 않는다. 군데군데 산복이나, 산자락에 밭을 일궈 흙만 보이는 곳도 나타난다.

임진강 본류 북방한계선 너머에는 구릉성 산지가 드넓게 나타나는데 역시 산림지역은 거의 없다. 산자락에 사이사이에는 다락밭을 일군 곳이 보인다. 임진강 본류 동쪽 역곡천 일대까지 이런 상황은 이어진다.

철원군은 한반도 정중앙에 위치한다. 철원군, 평강군 북쪽으로는 마식령산맥이 지나가며 높은 산줄기를 뽐낸다. 그러나 이 일대는 산지임에도 나무가 거의 없다.

남방한계선에서 관찰되는 북한지역 민통선 전체 산지는 산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다. 헐벗은 모습으로 봉우리와 능선들만이 늘어져 있고, 대부분 초지이다.

비무장지대의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 북쪽으로 들어가는 주변 모든 산지는 헐벗어 있고, 산림 황폐화로 인한 산사태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북한 하소리협동농장과 아침리 마을을 둘러싼 주변 모든 산지는 나무와 숲이 없는 민둥산이다.

북한강 최상류와 금성천 일대 역시 산지임에도 나무는 없다. 군사적 방어차원으로 북한군 GOP, GP가 위치한 봉우리 주변에만 숲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화군 금성천, 산지 비탈면의 다락밭 곳곳에 나타난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연료 목적으로 대량 벌채

양구군과 인제군 일대는 백두대간의 영향으로 남북한 모두 험준한 산악지역이 펼쳐진다. 남한의 군사분계선 부근 백두대간 지역은 울창한 산림생태계를 자랑한다. 그러나 백두대간 줄기가 북측 북방한계선을 지나 삼재령을 넘어가면 점차 산림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된다.

특히 금강산의 진입 관문 격인 무산의 산림황폐화가 두드러진다. 무산은 북한군 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연료 충당의 목적 등으로 벌채의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지역 산림황폐화는 남방한계선부터 확인된다. 남측 GOP 철책선 주변 금강산OP에서도 관찰되며, DMZ 내부 군사분계선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관찰된다.

고성 통일전망대 북방 DMZ군사분계선 너머 북방한계선에 걸쳐진 대부분의 산들이 황폐화됐다. 금강산 특별보호구역 바깥쪽의 거주지역이나 북한군 민통선 지역에도 산림이 남아 있지 않다.

인제 북방, 금강군 무산지역 <사진제공=녹색연합>

경제난 심화로 황폐화 가속화

우리나라는 중앙 주도의 장기적 복구 정책으로 황폐산림을 푸른 숲으로 변화시켰다. 반면, 북한은 경제난과 에너지난으로 산림 복구 정책이 미완에 그칠 뿐 아니라 산림의 과도한 이용으로 점점 더 황폐화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지역이 산림지역인 북한은 부족한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사가 다소 완만한 산지를 무분별하게 개간해 이용했다.

더불어 에너지난으로 산의 나무는 모두 땔감으로 쓰였고 외화벌이를 위해 과도한 벌채도 이어졌다. 총체적으로, 산림 복구는커녕 훼손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문제는 산림 부족이 재난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북한은 홍수, 가뭄과 함께 만성적인 산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2016년 벨기에 루뱅대학의 재난역학연구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자연재해 사망자 발생국은 북한이다. 최근 10년간 홍수로만 북한에서 최소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성 구성봉 금강산. 산지이지만 비탈면과 사면, 계곡부 전체가 초지 형태다. 북한 접경지역 산림황폐지 중에서 가장 많이 유형으로 전체의 약 90%이상이 산지 초지형태. <사진제공=녹색연합>

녹색연합은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협력,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지원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산림복원 정책이 통일시대의 국토관리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차원에서도 북한 산림은 중요한 자원이다. 축구장 크기의 숲은 대략 승용차 3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미세먼지, 온난화 등 남한이 처한 각종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서도, 한반도 전체를 조망하는 국토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북한산림황폐화 대책이야말로 남북교류에 있어서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재원을 투자해야 할 분야”라며 “북한에 공단을 만들고 도로와 철도, 항만을 건설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이 황폐화된 산림을 복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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