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혁신 전략’ 3대 한림원 공동토론회 개최
고비용 저효율 국가 R&D 혁신 개선 방안 모색

3대 한림원이 공동주최한 '국가 R&D 혁신 전략' 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 전경

[환경일보] 강재원 기자 =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는 값싼 노동력과 물질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존 방식이 한계에 봉착하며 경제성장률은 점차 하락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4월30일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9.1%였던 경제성장률은 2016년 2.8%까지 떨어졌다.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정부는 기술발전에 힘을 쏟았고, 정부R&D(연구개발) 예산은 2005년 7.8조원 규모에서 2018년 19.7조원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총지출(민간+정부) 비중이 2011년부터 OECD 국가 가운데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GDP 대비 R&D 재정지출비중 역시 2015년부터 OECD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R&D 재정지출 효율성을 보면, OECD 31개 국가 가운데 28위에 머물고 있다. 지출은 크지만 그만큼 효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진단하고, 정부의 R&D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6월5일 ‘국가 R&D 혁신전략’ 토론회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개최했다.

정남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장

주제발표에 앞서 정남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장은 “과학기술은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라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도 우리나라 정부·민간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에는 과학기술 국제경쟁력이 8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과학기술 성장엔진이 둔화되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안착하기 위해 새로운 R&D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R&D 혁신, 3대 추진전략·13대 추진과제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국장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이 ‘국가 R&D 혁신방안’ 주제발표에 나섰다.

류 국장은 “높은 R&D 투자 비중에도 질적 성과가 미흡한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경제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문제와 국민 삶의 질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R&D 혁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기 위해 2017년 7월,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복원했다”며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학기술 성과 확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3대 추진전략과 13대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3대 추진전략으로는 ▷연구자 중심, 혁신형 연구지원 체계 ▷국민체감형 과학기술성과 확산 ▷혁신주체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13대 추진과제로는 ‘연구자중심, 혁신형 연구지원 체계’에 따라 ▷연구자 중심으로 R&D 제도 혁신 ▷R&D 관리체계의 전문성·효율성 강화 ▷고위험 혁신연구 지원강화 ▷R&D 투자 전략성 강화를 선정했다.

‘국민체감형 과학기술성과 확산’에 따라서는 ▷미래 신산업 육성 ▷국민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R&D 강화 ▷일자리 창출 기여 ▷과학기술정책에 국민참여 확대를 지정했다.

‘혁신주체 역량 강화’에 따라 ▷(대학)사람을 키우는 R&D 지원 ▷(공공연)장기·공공·대형 연구에 집중 ▷(기업)혁신역량 높이는 R&D 지원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주도 R&D 강화 ▷혁신주체 간 상호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류 국장은 “효율적인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참여정부의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복원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람중심 R&D 산업 투자 필요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

이어서 ‘국가 R&D 정책 고도화 전략’ 발제를 맡은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은 정부의 3대 추진전략, 13대 추진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 부원장은 ▷연구자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 ▷R&D 프로세스 전반을 모험, 도전형 연구 특성에 맞게 개발할 것 ▷R&D 혁신 수행을 위해 지속발전 가능한 추진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성냥이나 X-Ray, 비아그라도 처음 목적과는 다른 결과를 얻은 연구에서 발견됐다”며 “미국 NIH에서는 연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대체로 10년까지는 지원하고 있다. 연구 연속성을 보장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부원장은 ‘차세대 과학자 100 사업(가칭)’을 제안했다.

이는 30~40대 젊은 과학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최소 연구기간 4년을 보장하고 여기에 4년을 더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유행과 무관한 독창적 연구자를 지원하고, 실패를 용인한다. 또한 연구주제 선정과 방향에 자율성을 부여한다. 이로써 창의적인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 부원장은 “기존에는 ‘연구과제’에 투자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관점을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연구자 중심 프로그램에서 창의적 성과를 더 많이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한편,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사회·경제적 제반환경이 급변하면서, 과학기술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혁신역량을 높이고 범부처간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사람을 키우고, 연구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국민과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과학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정부와 과학기술계가 함께 혁신 방향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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