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박현출 사장 인터뷰

박 현출 사장.

[환경일보] 김승회 기자 = 청년실업 해소와 지역 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노력과 비효율적 물류관행 타파 및 친환경농산물 유통에 앞장 선 박현출 사장의 소감에 대해 들었다.

30년간 지속된 비효율적 물류 관행을 타파하고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어려움은?

▷대표적으로 여름철 가장 많이 먹는 수박을 산물로 출하하던 것을 팰릿출하로 유도함으로써 출하자의 소득 증가는 물론, 소비자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하였던 것입니다.

수박의 경우 선별(경매) 대기 시간이 길어(최대 48시간) 시장 혼잡과 운송 대기료 등 불필요한 물류비 발생은 물론 여름철에 선도가 저하되고 수취가격이 하락하는 비효율적 물류관행에 30여 년 간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과거에도 물류를 개선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유통주체별 상이한 이해관계로 번번이 좌초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개선방안을 협의하였고, 공사와 도매법인이 협력하여 팰릿 임차료, 선별장, 물류기기 등 물류비를 지원함과 동시에 종이 옥타곤, 단프라 박스 등 포장박스를 다원화 하였고, 신규 물류기기에 대해서는 정부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추진했습니다. 사전에 이해관계자 합동 산지출장과 기자설명회 등으로 홍보를 대폭 강화한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이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상품의 신선도 증가로 이어졌죠. 기존에는 밭에서 소비지까지 3~5일 소요되던 것이 1~2일로 단축됨으로써 가능해진 이야기입니다.

선별·하역시간의 감소로 대기오염이 저감되었고, 경매장 공간 활용도 좋아졌습니다. 물론, 하역노조의 작업시간 효율화와 출하기사에게는 추가 운행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현재, 30년간 유지 해 오던 차상거래품목 양파, 총각무, 무, 양배추 등에 대한 팰릿 하차거래를 단계별로 확대하며 물류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변화에 대한 적응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생산·출하자와 이해관계들과의 사전협의와 설득으로 하나하나 새롭게 정착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농수산물 도매유통 현장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학교급식 관련 친환경농산물 유통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데 그 내용은 무엇인가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농산물 바로 그 중심에 올바른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올본’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있습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서울시내 초중고교 868개(‘18.5월말 현재) 학교에 우수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적정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공급 물량 규모는 전년도 기준 19천톤, 1,514억 원으로 하루 평균 100톤, 7억9천만원 정도입니다.

 친환경유통센터는 친환경 식자재 공급 뿐만 아니라 달리는 쿠킹스쿨 및 지역아동센터 과일지원사업을 통해 건강하고 올바른 식생활 보급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달리는 쿠킹스쿨” 이라는 식생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과 일반 시민 대상으로 찾아가는 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지역아동센터 과일지원사업을 통해 서울시 213개소 지역아동센터의 아동에게 제철 과일을 공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 공사는 이런 친환경유통센터의 운영을 통해 아이들에게 우수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축수산물을 공급하고 친환경농업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여 도농상생(都農相生)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서울시 위·수탁 계약 체계로 전환하여 서울시의 친환경학교급식 사업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대행하는 체제로 전환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센터의 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아이들의 건강과 친환경농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 해소와 지역 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노력은?

공사는 서울시와 함께 가락몰 3층에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여 먹거리 관련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도서관과 어린이집 운영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롭게 개장한 가락몰에서는 영업활성화로 청년취업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산업의 일자리 확대는 물론 완성된 후 새로운 기능에 따른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가락시장에는 하역노조원 1,300여명이 근무 특성상 안전사고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방치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주가 없는 특수한 법적 지위로 인해 산재보험이라는 기본적인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관계자들을 설득하여 2016.2.1 산재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노동현장에서의 안전과 근무여건을 개선하였습니다. 이 사례는 2016년도 8월 감사원 개원 기념식에서 ‘감사결과 모범사례로 감사원장 표창’을 수상하였습니다.

또한, 공사는 서울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시민 친화기업으로서의 다양한 시도를 통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락몰 오픈과 함께 식문화 특성화 도서관인 ‘가락몰 도서관’을 개관하여, 시민들의 문화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이용자도 일평균 ‘16년도 180명에서 ’17년도에 300명에 이를 정도로 송파구의 인기 도서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식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도서관의 즐거운 변신’이라는 기사로 가락몰도서관이 소개되기도 했었죠. 

이와 함께 가락시장, 가락몰 만의 인기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쿠킹클래스가 있습니다. 시장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쿠킹클래스 운영을 통해 시민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고, 서울시민의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운영 초반에는 인근주민 위주로 참여했지만, 요즘엔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및 경기지역 주민들도 찾아옵니다.

공사는 2009년부터 농어촌마을과 1사1촌을 맺고 정기적인 농촌 봉사활동 및 주민초청 행사 등을 통해 농어촌 마을과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꽃동네에 매월 신선식품을, 송파구 내 지역아동센터에는 매주 밑반찬을 지원합니다.

명절과 김장철에 소외계층에 제수용품과 김장 나눔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나눔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부끄럽지만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난 2016년도 제11회 자원봉사의 날 기념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우리 공사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큰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국내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시장 수출 지원은?

▷도매시장 기반 농수산식품수출 지원 사업을 위해 2016년 11월 수출지원센터를 열어 15개의 수출업체가 입주하였고, 약 40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들 업체의 수출 실적이 약 75억원 정도였고요, 올 해는 수출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외 농수산식품 수출물량 공급기지로서의 우리 도매시장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미래 비전과 희망은?

▷고품질 농수산물 유통 효율화 및 소비자가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유통 선도 기업은 바로 우리 공사의 궁극적인 비전입니다. 안전한 먹거리 유통과 유통 효율화가 가락시장 운영의 핵심 키워드라면,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건강한 식문화 전파부분은 바로 우리의 소프트 파워입니다.

공정·투명한 유통거래 정착 등 시스템 구축과 함께 가락몰, 도서관, 쿠킹스튜디오, 텃밭 등 우리가 가진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활용하여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친화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점점 더 확장시키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가락몰을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한국에 오면 꼭 들려야할 시장으로 운영해 K-Food 명소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첫째, 공사는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기 위하여 현장중심 경영으로 출하자, 유통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의 나눔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음. 또한 공사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사회책임활동 및 협력업체 등과의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으로 고객이 행복한 시장, 고객이 즐거운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음.

둘째, 공사는 도매권역 현대화사업을 통하여 급변하는 미래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음. 콜드체인 시스템, HACCP 등 신선농산물 거래를 위한 기반시설 강화는 물론 IT기반의 유통, 물류시설 확충으로 물류혁신을 통한 물류효율화를 향상시켜 나가겠음. 이를 통해 농어민이 생산한 신선한 농수산물을 적정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되는 효율적인 유통생태계를 조성하여 공영도매시장의 공익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음.

마지막으로 가락시장은 현대화사업 1단계 완공에 따라 2015년 8월 신 청사 이전을 통해 미래 도매시장 100년의 역사를 새롭게 시작하였음. 공사는 현대화사업 1단계 공사 완료를 계기로 가락시장이 명품 도매시장으로 도약하도록 출하자, 유통인은 물론, 지역사회와 상생가치 방안을 찾도록 하겠음.

공사는 여러분이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소통하고 고견을 소중히 받아들여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경영활동에 반영하겠음. 고객과 함께 하는 행복한 내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최고 수준의 농수산식품 유통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음.

최근 판문점선언(4.27)과 남·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박사장께서는 2007년 남북경협 관련 남측실무대표자로서 협약을 체결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추진방향은?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협력할 일이 가장 많은 곳은 농림수산분야일 것 같습니다. 산림복구, 농업용수 확보, 유전자의 보전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노력과 비료·농약·농기계·종자 등의 원활한 공급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남북 농업협력 과정에서는 정부차원의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민간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북한 농업이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여 상호 win-win 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 사장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교류 여건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쉽지만, 미리 탄탄하게 준비를 한다면 효과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눈앞에 놓인 당장의 협력방안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북한농업을 연구하고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 또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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