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태어난 반달가슴곰, 유전자 분석 결과 인공수정 확인

[환경일보] 세계 최초로 인공수정 방식을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의 새끼가 태어났다.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증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권경업)은 전남 구례군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2마리(RF-04, CF-38)가 올해 2월에 각각 출산한 새끼 2마리의 유전자를 최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CF-38이 출산한 새끼 1마리는 올해 5월 초 어미가 키우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폐사했다.

참고로 반달가슴곰 이니셜은 개체의 원산지 및 성별을 뜻한다(R=러시아, C=중국, K=한국, F=암컷, M=수컷).

반달가슴곰의 인공수정(정액주입) <자료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4마리(RF-04, CF-38, CF-37, RF-109)의 암컷 곰을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올해 2월 어미곰 2마리가 각각 새끼 1마리씩을 출산했다.

연구진은 인공수정을 받은 암컷 곰들이 증식장 내에서 자연교미가 이뤄졌을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를 포획해 유전자를 분석해 인공증식으로 태어났음을 최종 확인했다.

RF-04에서 태어난 새끼 1마리의 아비곰은 RM-19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7월 RM-19에서 정자를 채취해 이번 인공수정에 활용했다.

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지연 착상이나 동면과 같은 독특한 번식기작을 갖고 있어 관련 연구소에서 번식생리의 구조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팬더곰의 경우 중국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십년 동안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성공률이 25% 미만에 불과하며 지난 2006년 최초로 인공수정을 성공했다.

또한 미국 신시내티동물원과 스미소니언연구소에서도 각각 북극곰과 말레이곰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새끼를 출산한 사례는 없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새끼곰(CCTV 관찰)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간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 독일 라이프치히연구소 등 해외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달가슴곰에 최적화된 인공증식 기술 개발을 수행했으며, 3년 만에 반달가슴곰의 인공수정을 성공시켰다.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새끼 1마리는 8~9월경 증식장 인근의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겨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후 가을에 방사될 예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이번 인공수정 성공을 계기로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더욱 넓히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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