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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등사회 반영하는 ‘라돈침대’국민 알권리 존중하고 신뢰사회 구축해 분열 막아야

원자번호 86번 원소 라돈(radon, Rn)은 강한 방사선을 내는 비활성 기체 원소다. 라돈은 라돈 자체 혹은 라돈의 방사성 붕괴 생성물들이 내는 강한 방사선 때문에 인체에 매우 해롭다.

중세 시대부터 광부들의 수명이 짧고 폐병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았는데, 라돈이 주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라돈은 또한 흙, 암반, 건축재료 등에 들어있는 라듐의 방사성 붕괴에서 방출돼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건물의 실내, 특히 지하실에 라돈 기체와 이로부터 생성된 방사성 물질들이 축적돼 거주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폐암 환자의 약 10%가 라돈 흡입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흡연 다음으로 큰 폐암 발병 원인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 이라는 광고문구는 꽤 오랫동안 오르내린 이야기 꺼리였다. 과학기술에 의거해 잘 만들어진 침대는 사람들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다는 의미였으리라.

최근 특정 침대에서 폐암 유발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벌어지고 있는 ‘라돈 침대’ 갈등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신이 팽배하고 소통없는 일방 통행식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건이 발표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라돈침대에서 노출되는 방사능 수준이 연간 1.37~13.74밀리시버트(mSv) 정도라고 발표했다. 1년 동안 노출되는 자연 방사선양 1mSv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노출 수준이다.

문제의 침대를 사용하던 수 만명은 경악했고, 침대를 집밖으로 내보내려 소동이 일어났다. 오랜 기간 전혀 무방비 상태로 장기간 방사능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사용자들은 분노했다. 이들이 첫 번째 피해자다.

두 번째 피해자는 수거를 맡은 집배 노동자들이다. 이들 또한 작업과정에서 위험가능성을 정확히 알리고 방호조치를 설명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그나마 노동조합의 요구에 의해 일부 보호구만 지급한 채 수거작업에 투입됐다.

이들이 과연 이 일을 맡아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율이 높은 이들이 라돈침대까지 떠맡은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과 왜 서둘러 수거하지 않느냐고 안달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았을까.

세 번째 피해자는 당진 야적장 인근 주민들이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집 근처로 야적되는 라돈침대에 망연자실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야적장에 보관하는 매트리스로 인한 피폭 위험성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라돈이 나오더라도 대기 중에 확산되기 때문에 그 주변 인근 주민들이 흡입할 때는 농도가 매우 낮아 실내에서 여러 시간 누워 지내는 경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라돈 검출의 원인으로 꼽힌 모나자이트(monazite)를 쓴 부분을 밀봉해 침대 제작사에 보관하고 스프링 등 나머지는 태우거나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직접적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불안하다. 국민은 과연 알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걸까.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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