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후의 거장展-장승업 취화선 특별전' 개최
장승업과 제자 조석진, 안중식의 대표작 56점 전시

'조선 최후의 거장展 장승업 취화선 특별전' 포스터 <자료제공=서울디자인재단>

[환경일보] 조선의 마지막 화원이었던 오원 장승업과 제자 소림 조석진, 심전 안중식의 대표작 56점, 그리고 영화 <취화선>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함께 놓고 조선 그림의 황혼기를 살펴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조선의 3대 천재 화원이었던 오원 장승업의 그림과 장승업에 영향을 받은 소림 조석진과 심전 안중식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조선 최후의 거장-장승업 취화선'展이 6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산수 귀거래도

장승업(1843-1897)은 조선왕조 회화사의 최후를 찬란하게 마감하면서 현대회화의 서막을  열어놓고 간 천재 화가였다. 장승업은 감각적으로 회화미를 표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화공이었는데 수요자를 가리지 않고 요구가 있으면 그림을 그려줬다.

대개 중국 명가들의 그림을 방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원작에 충실하려 하지 않았고 이는 대중 애호가들에게는 오히려 친근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런 장승업 그림은 조선의 마지막 화원 화가인 소림 조석진(1853-1920)과 심전 안중식(1861-1919)으로 이어진다. 조석진과 안중식은 조선이 망한 이후에도 장승업 화풍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였으며, 이들은 장승업을 충실히 계승한 제자이기에 충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승업과 더불어 조석진과 안중식의 그림 56점을 선보여 현대 한국동양화의 근원을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편 장승업의 삶을 들여다보면 장승업의 그림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념 공백기를 맞고 있던 조선말기 어지러운 상황에서 그림 창작에 대한 열정, 어느 것에도 걸림 없었던 생각과 행동, 술에 취하지 않으면 붓을 들지 않았던 풍류 등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장승업의 그림은 완성됐다. 장승업의 인생사를 다룬 영화 <취화선>(2002년, 임권택 감독, 태흥영화주식회사 제작)의 명장면을 통해 장승업이 그림을 그렸던 당시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연출한 점도 돋보인다.

원작 이외에 가장 돋보이는 전시콘텐츠는 디지털 병풍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의 고미술 대중화와 LG전자의 예술후원으로 만들어 낸 디지털 병풍은 장승업의 산수도와 화조도, 조석진의 고사인물도, 안중식의 산수도 등 4가지 그림들로 구성됐고, 디지털 매체를 통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 관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의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차별화된 고미술 디지털 콘텐츠 구현을 가능하게 했으며, 8개의 개별 디지털 사이니지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통해 연동돼 8개의 개별 디스플레이에 화가의 8폭 병풍이 하나의 세트로 표현된다. UHD급 고해상도 화면을 통해 예술품의 색감을 선명하게 표현해 원본 감상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달한다.

영화의 요소(장승업의 대사)를 활용한 청각경험공간, 공간 전시연출의 테마에 따른 조향공간을 통해 시각을 넘어 청각, 후각까지 활용한 전시관람 경험의 확장은 장승업의 작품세계 이해를 도와 작품의 테마에 보다 깊게 빠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더운 여름날 '조선 최후의 거장, 장승업 취화선 특별전'을 통해 우리 고미술에 대한 시원하고 즐거운 경험을 맛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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