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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25주년 기획특집]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 “청년이여 도전하라!”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 자라는 나무, 사람, 관계
미래숲 녹색봉사단 방중 소감
  • 김익수 대표기자 / 사진협조=포토디렉터 김영철
  • 승인 2018.06.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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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환

우공이산(愚公移山)

대학 4학년 때 2002년3월 교내 홈페이지에서 ‘제1회 한중우수대학생 사막화 방지 녹색봉사단’ 모집 공고를 봤다. 당시 환경에도 중국에도 문외한이었지만, 새로운 도전에 마냥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방중활동 중 중국 친구들을 만나면서 중국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막화 방지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사막 지역이 아닌 서안과 북경에서의 식수 활동은 왠지 모를 허탈감을 느끼게 했다.

그 후 졸업을 하고 미래숲에서 근무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만해도 중국정부는 한국에서 온 이방인들에게 중국의 치부일 수 있는 사막화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런 이유로 한국이 요청한 사막화 지역 조림 활동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숲은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를 설득했고 드디어 2006년 제5기 녹색봉사단은 사막화 진행이 심각한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서 첫 번째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중국 정부의 참여도 이끌어 내 한중 양국이 본격적으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 활동을 함께 하게 됐다. 최근에는 황사보다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에 국민의 우려가 높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발 황사는 휴교령이 내려질 정도로 심각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십여 년간의 이런 사막화 방지 노력으로 황사의 빈도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지난 3월29일 난 제17기 녹색봉사단원들과 쿠부치 사막으로 가는 야간 기차에 다시 한번 몸을 실을 수 있었다. 12년 만에 다시 사막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있으니 지난 추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여전히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몸소 진두 지휘하시는 권병현 전 주중대사님을 비롯한 미래숲 직원들과 에너지 충만한 대학생 단원들 그리고 재능 기부로 참여하시는 여러 멘토님들··· 새벽까지 이어진 우리들의 오랜 수다를 참아내며, 그렇게 기차는 어둠을 뚫고 사막으로 우리를 또다시 데려가고 있었다.

‘과연 2006년에 내가 심었던 나무들은 어떻게 되어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겨났다. 당시 그렇게 고대했던 사막에 나무를 심었지만, 내심 나무들이 이 척박한 환경에서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어쩌면 사막화 방지라는 미명하에 우리가 쓸데없는 짓을 한 건 아닐까?라는 반문을 했었던 기억 때문이었다. 다음 날 오전, 마침내 바오토우 역에 기차는 도착했고, 우리는 공안국의 허가를 득하고 나서야 쿠부치 사막으로 향하게 됐다. 예전 비포장 도로가 이젠 2차선 포장도로로 바뀌어 있었고, 사방이 모래 언덕이던 곳에는 차량통행이 많아져 톨게이트가 들어서 있었다. 더욱이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끝없이 형성된 조림지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문득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다들 불가능하다 말하며 그걸 왜 하느냐, 왜 중국에 우리가 나무를 심느냐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지만, 미래숲은 그동안 총 890만 그루를 심으며, 이렇게 사막을 거대한 녹색장성으로 변모시키고 있었다. 또한 그간 녹색봉사단원으로 참여한 한중 양국의 대학생들이 3천여 명에 이른다. 지금 이들은 두 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가고 있다. 마치 쿠부치 사막의 나무들처럼. 언젠가 이들이 만들어 낼 또 다른 미래숲을 기대하며, ‘하나로, 미래로, 푸르게!’ 세계를 품자.

<방문환 / 미래숲 한중녹색봉사단1기 / ㈜코나엠앤이 대표>

더 많은 삽질(?) 해보렵니다

신성민

삽질이란 단어는 ‘삽으로 땅을 파거나 흙을 떠내는 일’이라는 뜻도 있지만, 헛된 일을 하는 것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무 생물도 없는 사막에 나무를 심는 미래숲의 활동은 저에게 헛된 일을 하는 것처럼 들려왔습니다. ‘이미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사막에서 나무가 어떻게 생존이 가능하며 사막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것일까?’, ‘사막에서 의미 없는 삽질만 하다가 오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방중활동은 시작됐습니다.

50여명의 단원들과 ‘지구를 살리자! 하나로! 미래로! 푸르게!’라는 구호를 끊임 없이 외치며 쿠부치 사막으로 이동했습니다. 열심히 삽질하고 나무를 심었지만, 이 작은 노력은 광활한 사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조림활동이 끝난 후 17년간 미래숲을 통해 심겨진 사막 땅을 트래킹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을 걸어도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 나무들의 행렬을 보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버려진 사막에 나무가 심겼을 때 딱정벌레가 돌아왔고, 새가 돌아왔으며, 결국 사람들까지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한 멘토께서 “인생에서 90%는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고 10%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10%의 일들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90%가 바뀔 수 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미래숲 활동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일의 1%에도 미치지 못할지 모르지만, 이 활동을 통해 사막이 살아나고 사람이 변화되는 기적의 공간임을 확인했습니다. 마치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제 삶에도 희망의 나무 한 그루가 심겨졌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에서 더 많은 삽질(?)을 해보고자 합니다.

<신성민 / 미래숲 한중녹색봉사단 17기 단원대표 / 충북대학교 >

후대 위해 지구보호 책임 실천해야

신은정

지난 3월29일 미래숲 17기 녹색봉사단원들과 사막에 나무를 심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모였습니다. 다소 어색했지만 장시간 비행기로, 기차로 이동하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단원들을 이끌면서 큰 목소리로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여기저기 문제를 처리하러 뛰어 다니느라 사실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17기 녹색봉사단과 함께하는 4박 5일은 저에게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찾아와 격려해주던 착한 단원들의 모습을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단원들과 함께 척박한 사막에 나무를 심으면서 제가 평소 참 좋은 혜택들을 누리고 살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있는 따뜻한 집, 주위에 넘쳐나는 맛있는 음식들, 생활을 편리하게 돕는 물건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조금 더 아껴 지구를 보호하고, 후대에도 따뜻한 보금자리, 풍부한 자원들을 물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17기 녹색봉사단은 일정에 변동이 있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도 밝은 모습으로 4박 5일을 잘 감당한 녹색봉사단원들, 그리고 멘토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신은정 / 미래숲 국제교류팀 사원>

우병주

녹색 사막을 향한 바보 같은 발걸음

“나 사막에 나무 심으러 가!” 사막으로 떠나기 전, 친구들에게 자랑하면서 (사)미래숲에서 주관하는 방중활동에 녹색봉사단 17기로 참여했다. 쿠부치 사막은 북경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약 12시간 정도를 타고, 다시 2시간 정도 버스로 이동하면 도달할 수 있다. 그곳에는 지난 십수년간 사막에 나무를 심어온 선배들이 기울인 노력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던 사막에 뿌리를 내려 터를 잡은 많은 수목들은 사막화 방지의 희망이 됐다. 조금씩 변해왔을 사막의 모습을 보고, 우리 녹색봉사단 17기도 사막의 변화에 동참하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익숙하지 않은 삽으로 땅을 파고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사용한 물통을 모아 관을 연결해 나무가 물을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도록 나무 옆에 같이 묻었다. 또한 사막에서 채식을 하고 물과 잿가루만을 이용해 먹은 식기를 설거지하기도 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로 해보고자 노력했다.

불과 수십 명의 사람이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이고 ‘바보’ 같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 17기 봉사단원들은 4박 5일간 나무 심기를 비롯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일상에서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해봄으로써 환경보호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들의 작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사막화된 땅들이 다시 녹색으로 물드는 변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병주 / 미래숲 한중녹색봉사단 17기 / 고려대학교>

빚 갚으려다 빚 지고 온 봉사활동

유세화

“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백발의 노신사는 손자 뻘 되는 청년들 앞에서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다. 무엇이 그렇게 죄스러워 목멘 소리로 용서를 구하는 것일까. 아니 그는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끝까지 책임을 물어 달라 당부했다. 당신 세대에 좋은 것은 다 누리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지구를 우리 세대에 넘겨줘서란다. 미래숲 권병현 대표가 17기 봉사단원들에게 사막에 가기 전 했던 말이다. 황사의 발원지 쿠부치 사막에 도착하니 거친 모래바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광활한 사막, 대체 여기다 어떻게 나무를 심는다는 것인지, 심으면 효과는 있는 것인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중국에 가서 나무 몇 그루를 심는 이 활동이 과연 지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등 질문이 이어졌다. 오래전부터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고 있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지구적 변화 앞에 내가 하는 이 작은 활동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사막화 방지 분야에서는 어떨까. 이 거대한 흐름을 우리는 과연 바꿀 수 있을까. 이번 녹색봉사단 활동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답이다.

사막 트래킹. 한참을 걸었을까,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녹색봉사단 선배들이 심어 놓은 것이다. 울창한 숲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나무들은 척박한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우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끝없는 사막에 비하면 적은 면적이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면적에 나무가 줄지어 심겨 있었고, 기후변화를 대응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회의에 빠졌던 나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충분한 자극이었다. UNCCD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사막화는 1분에 축구장 36개 면적만큼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조림활동은 1분에 축구장 1개도 채 되지 않는다. 여전히 그 속도는 빠르지만, 적어도 미래숲의 활동이 쿠부치의 사막화 속도를 상당부분 늦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이 쿠부치 사막뿐만 아니라 지구의 모든 사막화 지역에서 꾸준히 진행된다면 희망이 있다.

사막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미래숲의 나무심기 활동이 거대한 자연의 흐름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내가 바닥에 엎지른 커피를 내가 닦아야 하듯, 인간이 파괴한 지구를 인간이 회복시키는 것이다. 사막화의 대가로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나는 선조들의 빚, 나의 빚을 갚아 내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4박5일간의 녹색봉사단 활동의 영향만 따져본다면 부정적이다. 좋은 경험을 하겠다고 중국에 가서 고작 나무 몇 그루를 심었는데 그러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가면서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했으며, 그것이 야기할 사막화 대비 내가 심은 나무로 인한 사막화방지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빚을 갚으러 갔다가 더 많은 빚을 지고 온 셈이다. 이젠 나의 차례다. 사막에서 지고 온 빚을 더 열심히 갚아 나가야 한다. 보고 느낀 것을 주변에 알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행동에 옮기게끔 적극적으로 활동하련다.

<유세화 / 미래숲 녹색봉사단 17기 / 중앙대학교>

장미꽃에 대한 책임

조선희

야간 기차를 타고 사막으로 가던 밤, 사막이라는 공간적 유사함 때문인지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 소설 속에서 어린왕자는 낯선 사막에 추락해 있는 ‘나’에게 인사도 없이 무턱대고 그림을 그려 달라 부탁한다. 내가 간 쿠부치 사막도 나에게 ‘나, 나무 한 그루만 심어줘‘라고 말하는 듯했다. 소설 속에 ‘나’가 그랬듯이, 나도 쿠부치 사막을 위해 양을 그려주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샘솟았다. 왜인지 알 수 없는 책임감에 휩싸여 사용하지 않던 온 몸의 근육까지 쓰며 나무를 심었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내가 땅을 팠던 그 알 수 없는 책임감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매일 귀찮다며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당연하듯이 일회용 제품들을 사용했던 기억들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나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우리’에 대한 미안함이 내 속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이후 알면서도 번거롭다는 이유로 진즉에 실천하지 않았다는, 환경에 대한 부끄러운 미안함이 마치 앙금처럼 남아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어린왕자는 여우와의 대화를 끝내며 자신이 장미꽃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고 내가 길들였기에 “나는 내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라고 되뇐다. 어린왕자가 장미꽃에게 물을 주며 그 꽃을 길들이고 그 꽃에 길들여 진 것과 같이, 지구와 우리도 숨을 쉬고 살아가며 서로를 길들였다. 그리고 그가 말했듯이 길들인 데에는 책임이 따른다. 지구가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어 며 책임을 다하듯이 우리 또한 지구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다짐해 다.

<조선희 / 미래숲 한중녹색봉사단 17기 / 서울교육대학교>

김익수 대표기자 / 사진협조=포토디렉터 김영철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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