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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25주년 기획특집]
2050년 세계인구 90억, 식량안보 ‘빨간불’
육류소비 증가, 농경지 감소 등으로 곡물자급률 하락
국가농업 중장기 R&D 로드맵 구축 및 기술개발 시급

[환경일보] 2050년 세계인구가 90억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쌀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1960년대 90%에서 24%까지 떨어졌지만 우리는 특별한 대책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 이하 과총)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제5분과 ‘안전·안심 사회로 가는 길’에서는 식량 안보(security)의 심각성과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편집자 주>

곡물자급률이 떨어진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육류소비 증가와 함께 농경지 감소를 꼽을 수 있다.

가축사료에 들어가는 곡물은 사람이 섭취할 때보다 최대 12배 많이 소비된다. 사람이 쇠고기 1kg을 섭취하기 위해 소에게 12~14kg의 곡물을 먹여야 한다. 돼지고기는 6~7kg, 닭고기는 2~3kg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곡물소비량도 급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산업화 이후 육류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이 널리 퍼졌고, 가축을 키우기 위한 대량의 사료 수입이 불가피해지면서 곡물자급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농경지 감소도 곡물자급률 하락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1970년 230ha에 이르던 농경지는 2017년 현재 약 165만ha로 줄었다. 매년 전체 농경지의 약 1%(2만ha)가 산업용지, 주택지, 도로건설 등을 위해 훼손되고 있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2009년 25.3%로 크게 줄었다.

“한국 식량낭비 세계 챔피언급”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곽상수 박사는 “식량에 대한 국민의 문제의식과 함께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하다”면서 “그러면서도 국민 1인당 음식물 낭비는 세계 챔피언급”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식량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느긋하다. 2007년 식량위기 이후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해외식량 확보에 나섰지만 식량 값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관련 예산은 줄고, 해외진출 사업은 대부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식량안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먹고 사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세계는 우리를 경계의 눈초리로 지켜봤고, 주먹구구식의 진출은 결국 자원을 약탈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만들었다.

2021년까지 국내 곡물 소비량의 10%인 195만톤 확보를 목표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실제로는 42만톤 확보에 그쳤으며 그나마 국내에 반입된 양은 2만7735톤에 불과했다. 아울러 해외로 진출한 기업 가운데 정착한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쌀’ 자급률이 높다는 사실에만 만족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곡물이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둔감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2009년 25.3%로 크게 줄었고, 쌀을 제외한 주요곡물인 밀, 옥수수, 두류의 자급률은 추락을 거듭했다.

주요 식량 가운데 쌀을 제외한 옥수수, 대두(콩), 소맥(밀) 등을 포함한 나머지 곡물의 자급률이 5%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국이 연간 필요한 식량소비량 약 2000만톤 가운데 500만톤은 국내에서 자급하고 나머지 1500만톤은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매년 전체 농경지의 약 1%(2만ha)가 훼손되고 있다.

곡물자급률, 40년 만에 80%→25%

이 같은 상황에서 곡물자급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주먹구구식으로 수립됐다. 사료용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2010년 곡물자급률은 26.7%, 2015년 달성 목표는 25%였는데, 별다른 근거 없이 30%로 상향됐고 2020년에는 32%로 올랐다.

해외곡물을 포함한 곡물자주율은 더 심각하다. 2010년 27.1%의 곡물자주율을 2015년 55%, 2020년 6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년도 남지 않은 현재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농업에 대한 목표와 계획이 구체적이다. 중국은 1953년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할 당시부터 13.5규획에 이르기까지 식량정책의 수립, 목표, 방법 등에 구체적으로 제시됐으며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곡물자급률이 98%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2020년 95% 이상을 유지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15년에는 네덜란드 Nidera사를 매입했고 2016년에는 아시아 최대 곡물유통회사 Noble농업을 매입해 곡물유통회사로 부상했고, 2016년에는 신젠타를 52조원에 매입해 농생명산업에 진입했다.

우리와 식량수급 사정이 비슷한 일본이지만, 해외농업을 포함한 곡물자주율은 100%를 넘길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브라질 농업이민 등 해외농업 개발을 국가적 시책으로 꾸준히 육성한 결과 2007년 기준 해외에서 직간접적으로 생산하는 농작물 경지면적이 일본 내 경지면적의 3배에 달하는 1200만㏊에 달한다.

옥수수나 콩처럼 수요량이 많은 작물은 직접 재배하기보다 현지 농가와 계약재배 형식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은 식량정책에 ‘유사시’ 개념을 도입해, 기후변화나 극심한 가뭄, 곡물시장 붕괴 등의 비상상황에서 벼 대신 고구마를 식량으로 채택했다.

중국은 2008년 곡물자급률이 98%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2020년 95% 이상을 유지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진=환경일보DB>

미래 대비한 농업연구 필요

농촌진흥청 조현석 생물안전성과장은 “소비자들이 GMO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로는 GMO 농산물이 천만톤이나 수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임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의 식량수급 문제를 생각할 때 GMO 개발 연구를 등한시할 것인가는 생각해볼 문제”라며 “생명공학, 의료보건, 농업 등 GMO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전국농학계학장협의회장인 사동민 충북대 학장은 “식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외국에서 쉽게 수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가 떨어지자 투기자본이 곡물시장에 몰린 것, 미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극심한 가뭄이 닥친 것, 경지면적이 감소한 것 등이 국제시장에 곡물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종자뿐 아니라 농업생산체계, 토양·비료 관리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예전에는 대구 사과가 유명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대구에서 충주로, 철원으로 북상했다. 농업도 과학인만큼 미래에 대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 학장은 해외농업 진출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20여년 전 식량자주율을 높이기 위해 연해주 등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OECD 가입 이후 해외원조를 했지만 부처 간 중복지원과 단편적인 연구만 이어졌다. 해외농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단편적인 연구만 모아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구마 재배와 관련해서도 사 학장은 “단순히 고구마를 심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가공, 유통, 창고역할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해외농업 진출에 문제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김경태 기자>

패키지식 해외 진출 필요

듀퐁코리아의 차진 상무는 GMO의 수입체계가 너무 복잡하다고 비판했다. 차 상무는 “지표면과 농경지는 한정된 상태에서 농산물 생산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1인당 농경지 세계 평균이 0.19㏊인데 비해, 한국은 1/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차 상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대두의 1년 생산량은 3.1억톤이며, 이 가운데 78%가 GMO 식품이다.

또한 생산량의 41% 가량인 1.3억톤이 국가에 거래되는 가운데 8천만톤을 중국이 수입하고, 2000~3000만톤이 EU, 한국은 100만톤 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차 상무는 “한국은 5개 기관의 GMO 안전성을 심사를 거쳐야 할 만큼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GMO 단일 품종 개발에 2억 달러가 필요할 만큼 유전자 관리는 힘들다. 합리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는 해외농업의 패키지 진출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중국은 식량문제에 있어 큰 비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한국과 협력해 내몽고 쿠부치사막 바로 옆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등 에너지와 환경, 식량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실험이며, 이 같은 시도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카자흐스탄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수준으로, 좋은 조건으로 개방하고 있고, 한국에 대해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식량안보법 제정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상수 박사는 “식량에 대한 국민의 문제의식과 함께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식량영향평가 법제화 절실

농경지 면적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식량수요는 증가하는 현실에 대해 곽상수 박사는 ▷수확량이 낮은 농지의 생산성 증대 ▷비료의 물의 사용효율 제고 ▷1인당 육류소비량 축소 ▷식량의 생산·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 박사는 “특히 건조지역(사막화 지역), 고염분지역(해안/간척지역), 오염지역(폐광산지역) 등 조건불리지역에 식물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농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곽 박사는 “법적 효력이 있는 국가농업 중장기 R&D 로드맵 구축하고 농업혁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 및 활용해야 한다”며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래예측 시나리오별 식량수급 계획 수립과 예산이 반영되는 (가칭)식량자급, 식량영향평가 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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