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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본 환경세상 ⑩] 폭염, 에어컨 그리고 기후변화적응최준영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

최준영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
환경일보 객원기자

[환경일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예보로는 앞으로 한 달간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 한다. 폭염이 찾아오자 많은 사람들은 에어컨을 켜고 있다. 기후변화 입장에서 보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더 큰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잘못된 적응(mal-adaptation)’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이런 더위에 이것을 잘못된 적응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정상일까?

싱가포르의 초대 수상이자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콴요 수상은 싱가포르가 성공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에어컨을 꼽았다. 그는 1959년 총리가 되자마자 공무원들이 일하는 건물에 에어컨을 달았다. 돈 몇 푼을 아끼는 것보다 사회의 주축인 공무원들이 업무에 전념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환경문제와 기후변화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개인과 사회의 욕망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덜 사용하고, 참고 버티는 것이 최선의 방안인 것처럼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인류는 오랫동안 맬서스 트랩(Malthusian Trap)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농업생산이 증가하면 인구가 증가하지만 결국 증가한 인구를 먹여 살릴 자원이 없기 때문에 기근으로 인해 인구는 다시 감소한다는 맬서스 트랩은 잔인하지만 인류역사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기술개발을 통해 그 이전에 이용하지 못했던 자원을 이용하게 되면서 맬서스 트랩을 벗어났고 엄청난 진보를 달성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원낭비, 환경훼손, 기후변화 등의 부작용이 계속 발생해 왔으며, 인류는 이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써왔고 앞으로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겪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올바른 해법은 아닐 것이다.

‘적응’, 기후변화로 사회구성원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
효율적인 냉방기기 개발·보급 및 취약계층 냉방혜택 마련해야

그럼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더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더 많은 전력과 에어컨 사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사람들이 보다 에너지효율적인 주택에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효율적인 냉방기기의 개발과 보급이라는 기술적 측면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도 냉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제도적 접근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컨을 끄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것이 올바른 접근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여전히 더위는 참고 버티면 견딜 수 있다는 과거의 고정관념에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닐까.

많은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접근은 온실가스 감축이 아닌 적응이라고 이야기한다. 기후변화 적응은 여러 가지 측면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장기간 이어질 폭염에 대한 최적의 적응방안은 과연 무엇일까?

이창우 기자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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