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편의점 개설로 경쟁 치열, 본사만 이익 보는 구조 고착

[환경일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업계에서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사태의 핵심은 무차별적인 점포 확대 등 비합리적인 사업운영 체계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23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회 업무보고에서 “편의점 인건비 문제에 가려진 편의점 본사들의 잘못된 공격적 마케팅 행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인건비보다 편의점 본사의 무리한 경영행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게재된 주요 편의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편의점 개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만4000여곳이었던 가맹점수가 2016년에는 2.2배 증가한 3만1000여곳이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8년 현재에는 약 4만여곳이 넘는 편의점 가맹점이 개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편의점 가맹점이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맹점의 수익성은 악화되지만, 가맹본사들의 이익은 증가한다.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대 주요 편의점 가맹본사의 총 매출액은 2010년 6조7621억원에서 2016년 16조822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도 2조803억원에서 4조553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2010년 5억650만원에서 2016년 6억875만원으로 겨우 1.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년간 편의점 가맹본사 및 가맹점주 매출액 현황 <자료출처=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모범거래기준 폐지로 촉박

최근 편의점 가맹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데는 2014년 모범거래기준이 폐지됐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의점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자 정부는 2012년 동일 브랜드에 한해 250m 내에 신규 출점을 금지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규제완화여론과 정책흐름에 밀려 모범거래기준은 폐지됐다.

이후 제한 없이 편의점 출점이 가능해져 편의점 본사만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착화된 편의점 무한출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위성곤 의원은 “우리는 과거 치킨 및 피자업계의 과다 경쟁으로 모두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지켜봐왔다”며, “정부는 이러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상생의 안전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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